"책 '경남 보호수 300선' 오류 다수 확인, 공익감사 청구하겠다"
[윤성효 기자]
▲ 책 <경남 보호수 300선>. |
ⓒ 경남도청 |
경남도가 펴낸 책 <경남 보호수 300선-보호수가 품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에 일부 오류가 있어 정오표를 배부했는데, 그 또한 잘못이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남도는 예산 8000여만 원을 들여 2022년 4월 '경상남도 보호수 도감' 제작 용역을 추진했고, 관련 책자는 같은 해 12월 23일 자로 나왔다.
책은 1070여 쪽에 걸쳐 창원을 비롯한 18개 시군에 있는 천연기념물, 경남도 기념물, 시군 보호수가 수록되어 있다. 보호수는 시군별로 분류되어 있고, 보호수 등 지정 연월일과 수령, 수고, 흉고둘레, 생육지, 사진에다 해당 나무와 관련된 갖가지 이야기들이 기술되어 있다.
보호수는 산림보호법에 따라 노목(老木), 거목(巨木), 희귀목(稀貴木) 등 특별히 보호할 필요가 있는 나무를 말하며, 경남에는 느티나무, 팽나무, 소나무 등 39종 923본이 보호수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경남도는 지난 6월 <경남 보호수 300선 책자 정오표>를 만들어 책자를 보냈던 관련 기관에 배포했다. 정오표에서는 책자 391쪽에 실린 '거제 시방리 팽나무'를 '푸조나무'로 수정하면서 영문으로 된 학명도 바로 잡았다.
책자 722쪽에 실린 '고성 두포리 팽나무'의 지정일자와 지정연월일, 생육지도 수정되었다. 또 8개 보호수의 지정번호를 수정하고, 40여 보호수의 흉고둘레를 바로 잡았다.
그런데 책자에 다른 오류가 있고, 정오표의 흉고둘레가 잘못된 보호수가 있다는 게 확인되었다.
박정기 노거수를찾는사람들(노찾사) 대표 활동가는 "책과 정오표의 오류가 한두 군데가 아니다. 책에 표시된 제원이 부정확한데 가슴높이 둘레만 보더라도 오차가 매우 큰 오류가 많아 제대로 측정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라고 말했다.
책자 900쪽에는 '함양 산삼리 개오동'이 소개되어 있다. 함양읍 산삼리에 있는 이 나무는 정확히 말해 '개오동나무' 보다는 '꽃개오동나무'라고 해야 한다.
책에 표시된 나무의 제원 뿐만 아니라 정오표도 잘못되었다는 지적이다. 나무 가슴 높이 둘레(흉고)의 경우, 책 56쪽에 있는 창원 사림동 느티나무는 4.2m(정오표 5.4m)로 되어 있으나 실제는 5.8m로 해야 한다.
책 60쪽에 있는 창원 신방리 푸조나무는 4.3m를 실제 2.8m, 329쪽에 실린 밀양 범도리 느티나무는 4.5m(정오표10.5m)를 6.3m, 337쪽에 있는 밀양 신월리 느티나무는 7.3m(정오표 8.0m)를 6.2m, 375쪽의 거제 망치리 느티나무는 6.6m에서 5.4m로 수정해야 한다.
또 470쪽의 의령 행정리 은행나무는 6.5m(정오표 10.1m)에서 5.8m 내외, 664쪽의 고성 금산리 팽나무는 4.8m(정오표 6.8m)를 7.0m, 910쪽 함양 운림리 반송은 4.5m(정오표 3.5m)를 2m로 바로 잡아야 한다.
천연기념물·경남도기념물로 지정된 나무를 시군보호수로 해놓기도 했다. 책 40쪽에 실린 창원 북부리 팽나무는 2022년 10월 천연기념물(제573호)로 지정되었는데, 이 책자에서는 그런 언급은 없고 창원시 보호수라는 사실만 알도록 작성됐다.
박정기 대표 활동가는 "전문가가 만들었다고 믿기지 않을 만큼 오류가 많다. 제대로 된 검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더 심각한 문제이다"라며 "정오표를 중심으로 제원과 책 내용 전반에 걸쳐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책이 나온 지 1년이 되는 오는 12월에 공익감사를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남도 산림정책과 관계자는 "정오표를 만들어 지난 6월에 배포를 했고, 새로 오류가 확인이 된 부분은 추가로 해서 책자를 보낸 기관에 제공할 예정이다"라며 "책자는 보호수와 관련한 유래 등 이야기 위주로 담았고, 시군 담당자와 검토 과정을 거치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 <경남 보호수 300선> 정오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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