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은 진다"더니...2년만에 역전된 미·중

박근아 2023. 11. 1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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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만 해도 중국 경제는 상승세를 보였고 시진핑 국가주석은 "동방은 뜨고, 서방은 진다"는 슬로건을 대중에 널리 알릴 정도로 자신만만했다.

그러나 WSJ는 현재 미국의 우월주의도 2년 전 중국이 보였던 것만큼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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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박근아 기자]

2021년만 해도 중국 경제는 상승세를 보였고 시진핑 국가주석은 "동방은 뜨고, 서방은 진다"는 슬로건을 대중에 널리 알릴 정도로 자신만만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현재 경제 사정이 뒤바뀌어 시 주석은 더는 자랑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시 주석이 15일 미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인 가운데 두 국가의 경제 상황은 과거와 딴판이다. 미국 경제는 활기를 띠고 있지만 중국은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중국은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의 억제하고 10년 만에 가장 빠른 성장을 기록했지만 미국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와 치솟는 인플레이션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었다. 그해 가을 바이든 대통령과의 화상 회담을 앞둔 시 주석은 중국의 한 세대에 걸쳐 가장 강력한 지도자로 공식 추대됐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려는 전임자의 그늘에서 진통을 겪었다.

하지만 이제 사정은 바뀌어 중국 경제는 꺾이는 부동산 거품과 관리가 더 어려워지는 지방정부 부채, 소비자 신뢰도 하락과 디플레이션 등으로 시름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치솟던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고 이번 3분기 거의 2년 만에 가장 강력한 성장을 기록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021년에는 미국의 75% 수준이었으나, 올해 3분기에는 64%에 그쳤다.

WSJ은 지난 2년 사이 양국이 방향을 전환한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중국은 오래 곪아 터진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이에 서방 전문가들은 시 주석의 정책이 이를 더 악화시킨 것으로 봤다고 전했다.

시 주석의 경제적 자립 추진과 지정학적 호전성이 경제 전망을 더욱 약화시켰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미국과 서유럽은 전략적으로 중국과의 무역과 투자를 제한하는 식의 '디리스크'(위험 제거)에 나서게 됐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WSJ는 현재 미국의 우월주의도 2년 전 중국이 보였던 것만큼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 중국의 제조 부문은 여전히 성장세다. 올해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이 됐다.

미국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중국은 2026년까지 가전제품, 자동차 등 응용 분야에 필수적이지만 덜 고도화된 칩 부문서 전 세계 생산능력의 42%를 차지할 전망이다.

WSJ는 단기적으로 미국은 소비 둔화 가능성이 크고, 중국은 소비자 구매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인다며, 중국 경제의 4분의 3이 곤경에 처해 있지만 그렇지 않은 4분의 1인 제조업이 중국을 서방에 대한 경제적, 군사적 위협으로 남아 있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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