팁플레이션 시대...“키오스크에서 팁 요구 불쾌” 40%에 달해
미국시민들 “언제·얼마나 팁을 줘야 하는지 혼란”
9일 워싱턴포스트(WP)는 美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 키오스크 도입으로 팁 문화에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퓨리서치는 “최근 키오스크가 널리 퍼지고 있고 팁을 의무화하는 사업장이 늘어나는 등 팁 문화에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미국 성인 1만194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키오스크의 도입으로 비대면 팁 요청이 가능해지면서 팁 자체가 늘어났을 뿐 아니라 아예 원하는 금액을 먼저 제시하는 곳들이 늘었다는 보도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2%가 5년 전보다 팁을 요구하는 곳이 늘었다고 답했다. 뉴욕타임즈도 키오스크 덕분에 고객에게 직접 팁을 요구할 필요가 없다 보니 화면에서 금액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일정 수준의 팁을 요구하는 곳들이 늘었다고 전했다.
이에 시민들은 서비스에 대한 만족감을 자율적으로 표시하는 팁의 본래 개념과 달리 금액을 제시하는 것에 대해 혼란을 표했다. 식당·가게에서 어떤 형태로든 정해진 금액을 팁으로 먼저 요구하는 것이 ‘불쾌하다’는 응답자가 40%에 달했으며, 팁 제안을 ‘찬성한다’는 답변은 전체의 24%에 그쳤다.
미국 시비에스(CBS)는 “역사적으로 팁은 좋은 서비스를 보상하기 위해 고안됐으며 보통 식당이나 미용실·택시 등 ‘감사 표현’이 직원의 임금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업종에서만 요구됐다”며 “그런데 디지털 결제 기기가 도입되면서 아무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소액 결제 건에 대해서도 15∼25%의 팁을 요구하게끔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인들이 언제, 얼마나 팁을 줘야 하는지를 두고 혼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식당(81%)이나 미용실(65%) 등에서는 ‘언제나 팁을 낸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이 비교적 높았지만, 음식 배달(59%), 바(53%), 택시(43%) 등은 팁을 주는지 여부의 기준이 확립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적절한 팁 수준을 두고도 답변이 중구난방이었다. 통상적인 팁 수준으로 알려진 ‘15%’라고 답한 이들은 37%, ‘15% 이하’라고 답한 이들은 20%, ‘18∼20%’라고 답한 이들은 34%였다.
퓨리서치센터는 “팁 문화가 디지털 결제 기기·플랫폼의 확산 등으로 인해 중대한 변화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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