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경영인 도입, 외부 전문가가 감사…새마을금고 ‘대수술’
자금 건전성 문제로 인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위기와 임직원 비위 등으로 논란에 휩싸인 새마을금고가 쇄신에 나섰다.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고, 중앙회 회장 역할을 제한한다. 금융당국 검사 기능도 실질적으로 강화하고, 부실이 심각한 금고는 신속하게 구조조정을 한다.
행정안전부와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자문위원회(혁신위)는 14일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경영 혁신안을 발표했다. 이번 혁신안은 ▶지배구조와 경영 혁신 ▶건전성과 금고 감독체계 강화 ▶금고 경영구조 합리화와 예금자 보호 강화 등 3개 분야를 뼈대로 한다.
전문경영인이 새마을금고 업무 총괄
총자산 290조6000억원(6월 기준)에 달하는 새마을금고 지배구조는 중앙회 회장에게 예산‧인사 등 권한이 집중돼 있지만, 견제가 미흡하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최근엔 박차훈 전 중앙회 회장 등 42명이 금품수수 등 비위 의혹으로 대거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이에 새마을금고는 ‘경영대표이사’직을 신설한다. 앞으로는 전문 경영인이 새마을금고 예산 등 업무 전반을 총괄한다. 임기는 2년이고, 이사회 의결을 거쳐 2년 이내 연장이 가능하다. 중앙회 회장은 대외활동 업무와 이사회 의장 역할로 권한이 제한된다. 임기도 현행 연임제(최대 8년)에서 4년 단임제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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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예보와 협의체 구성해 검사 강화
새마을금고는 연체율이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였다. 혁신위에 따르면 2021년 1.93%였던 연체율은 지난해 3.59%, 지난 6월 기준 5.41%로 올랐다. 전체 연체율을 1% 미만으로 관리하는 시중은행보다 상당히 높은 수치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금융위원회로 새마을금고 관리·감독권을 이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금융 분야 전문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행안부가 새마을금고를 감독하면서 연체율 상승 등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혁신안은 일단 현행대로 행안부의 관리·감독권을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 등과 행안부가 협의체를 구성하는 형태로 금융당국의 검사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행안부 요청이 있어야 금감원이 새마을금고 신용사업 검사 등을 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금융당국이 상시 모니터링해 자료 등을 요청할 수 있는 등 검사 업무 전반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상설 협의체라는 장치가 마련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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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개선 어려운 금고는 구조조정
부실한 금고 퇴출에도 속도를 낸다. 높은 연체율로 인해 경영 개선이 어려운 소규모 금고는 ‘부실 우려 금고’로 지정돼 합병 등 구조개선 대상에 포함된다. 부실 정도가 심각한 금고는 내년 3월까지 합병을 완료하기로 했다. 혁신위 관계자는 “합병이 되더라도 고객 예·적금 등은 전액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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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이행 계획 수립·점검
이 밖에도 혁신위는 부실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는 시스템을 통해 이상이 감지된 금고는 즉각 관리에 들어가고, 2년 주기로 실시되던 외부회계 감사는 3000억 이상 금고에 대해 매년 실시하기로 했다. 건전성·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 대손충당금(회계상 손실처리) 적립을 강화하고, 유동성 비율 등도 다른 상호금융권과 동일한 수준으로 개선한다.
한편 행안부는 연말까지 혁신위와 범정부실무지원단을 중심으로 혁신안 이행 계획을 수립·점검하기로 했다. 법령 개정이 필요한 사안은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논의될 수 있도록 협의하고, 내부 규정은 내년 상반기까지 개정하기로 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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