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7곳, 사립 3곳"…뚜껑 열린 글로컬대학에 사립대 폭발
사상 최대 규모의 대학 재정 지원 사업인 글로컬대학의 선정 결과를 두고 대학가에서 후폭풍이 거세다. 학교당 1000억원을 지원하는 이번 사업에 전국 각지의 대학이 사활을 걸고 도전했지만, 사립대가 대거 탈락하면서다.
“국립 7곳 됐는데, 사립은 3곳뿐” 불만 커지는 사립대
사립대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본지정에서 떨어진 한 사립대 기획처장은 “예비지정 단계만 하더라도 유불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최종 결과 뚜껑을 열어보니 국립대가 훨씬 많이 선정돼 사립대 자체가 약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며 “내년 선정 때엔 사립대의 비중을 더 높여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립대 기획처장은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또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지 교육부에 피드백이라도 받은 싶은 심정이다”고 말했다.
사립대가 약세를 보인 이유에 대해 김우승 글로컬대학위원회 부위원장은 “올해 평가에선 지자체 협력이나 혁신 계획의 실천 가능성 부문에서 국·공립대가 더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며 “2026년까지 20개 내외의 글로컬대학을 추가로 선정하는 만큼 사립대도 자신들의 특성을 더 살린 혁신보고서를 준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해 본지정에서 떨어진 인제대의 이우경 기획처장은 “내년 글로컬사업에 지원할 때에는 올해 제출한 혁신 계획의 일부를 실제로 이행해 실현 가능성 부문에서 좋은 평가를 받겠다”고 말했다.
“패자부활전으로 다른 대학 불리”, 내년 사업 벌써 이견
교육부는 최종 후보까지 올랐다가 본지정에서 탈락한 5개 대학에 한해 내년 예비 평가를 건너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대학가에서는 이런 인센티브에 대해 벌써부터 이견이 나온다. 영남의 한 대학 기획처장은 “패자부활전처럼 5개 대학의 1차평가를 면제해준다면 최종 10개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다른 대학은 불이익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인센티브를 준다면 대학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통합, 성공 요인이자 여전한 과제
올해 글로컬대학 사업에서 고배를 마신 대학들은 다시 전열을 가다듬는 분위기다. 이강형 경북대 기획처장은 “올해 글로컬 선정 결과를 보면 결국 통합이 성공 요인이었다는 걸 확인했다”며 “최종 선정된 부산대와 부산교대의 통합 선례가 생긴 만큼 경북대도 내년도 글로컬사업을 위해 대구교대와 통합을 다시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박영호 창원대 기획처장은 “무엇보다 결국 지자체와의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최종 선정 결과를 보고 뼈저리게 느꼈다”며 “경남도와 긴밀히 협의하면서 새로운 지자체 협력 모델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선정된 대학들도 통합을 완수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앞서 교육부는 통합을 전제로 글로컬대학을 신청한 대학이 통합에 실패할 경우 협약 해지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사업에서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연합체는 총 4곳(강원대‧강릉원주대, 부산대·부산교대, 충북대·한국교통대, 안동대·경북도립대)이다. 장덕현 부산대 기획처장은 “통합추진위원회를 발족해 내년 상반기까지 통합계획서를 교육부에 제출할 계획이다”며 “글로컬대학 선정을 계기로 통합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도 좀 더 누그러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제국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동서대 총장)은 “앞으로 글로컬대학의 목표가 글로벌 경쟁력인지, 로컬(지역) 협력인지, 대학의 통폐합인지 명확하게 제시돼야 한다”며 “과거 프라임 사업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사업이 중단되지 않게 지속가능성의 의지를 정부가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가람·최민지·이후연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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