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세 번의 눈물 흘린 고우석의 2023년
배중현 2023. 11. 14. 14:53
다사다난했던 고우석(25·LG 트윈스)의 2023시즌의 결말은 '해피엔딩'이었다.
고우석은 13일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5차전이 끝난 뒤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날 LG는 6-2로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29년 만에 KS 우승을 차지했다. 9회 초 등판한 고우석은 아웃카운트 3개를 책임지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얼떨떨한 표정으로 우승 순간을 만끽하던 그는 감정이 복받쳐 오른 듯 연신 손으로 눈을 닦았다. 고우석은 "처음에는 (우승했다는게) 엄청 다가오지 않았는데 끝나고 나서 (선수들이) 다 같이 모이니까 지난 1년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지난 1년, 고우석은 많은 일을 겪었다. 개막 전 출전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연습경기 중 목 부분 통증을 느껴 대회에 결장했다. 소속팀에 복귀한 뒤에는 오른 어깨 회전근개 근육 중 하나인 극상근 염증 문제로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4월 18일 1군에 '지각' 등록된 뒤 그는 "(부상 때문에) 단지 시도조차 못 하는 게 가장 무섭고 어려운 일"이라며 "생각을 안 하려고 해도 안 할 수 없는 거 같다.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는데 팔이 안 되더라"라며 울컥했다.
1군에 복귀한 뒤에는 한동안 기복이 심했다. 지난해 리그 최연소 40세이브(24세 1개월 21일)를 달성, 개인 첫 구원왕에 오른 위엄이 온데간데 없었다. 9월에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선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들쭉날쭉한 피칭 탓에 마음 고생이 심했다. 대표팀이 금메달을 획득한 뒤 그라운드 시상식에서 그는 단상에 올라 펑펑 울었다. KS를 앞두고선 허리 통증 문제로 피칭을 중단했다. 그 탓인지 KS 내내 압도적인 모습과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버티고 또 버텼다.
고우석은 "항상 질 때마다 울었는데 그래도 금메달도 따고 우승도 해서 기쁨의 눈물을 흘려 다행"이라면서 "올해만큼 부상이 많았던 시즌이 없었는데 팀원들이 너무 잘 해줬다. 크게 도움이 된 게 없는데도 이런 순간(KS 우승 확정)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거에 대해 팀원들에게 감사하다"고 공을 돌렸다.
고우석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엔 염경엽 LG 감독이 있다. 염 감독은 고우석이 흔들리더라도 "LG 마무리 투수는 고우석"이라며 신뢰를 보냈다. KS 기간에도 마찬가지였다. 고우석은 "컨디션을 떠나 결과가 좋지 않으면 팀원이나 선수들도 그렇고 감독도 불안함에 빠질 수밖에 없는데 그런 임무를 계속 부여해준다는 게 선수로서 감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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