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중학생 강제 문신 새긴 10대男 "원해서 해줬다"

"피해자들의 요청에 따라 문신 시술" 주장
후배 중학생 2명 몸에 강제로 문신 새긴 혐의

후배 중학생들 몸에 강제로 문신을 새기고, 지속해서 폭행해왔다고 알려진 고등학교 자퇴생이 법정에서 혐의 일부를 부인했다.

A군이 B군의 신체에 강제로 새긴 잉어 문신의 모습. [사진 출처=YTN 방송화면 캡처]

14일 인천지법 형사9단독 정희영 판사 심리로 특수상해와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고교 자퇴생 A군의 첫 재판에서 A군의 변호인은 "특수상해 혐의는 부인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은 인정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피고인은 피해자들의 요청에 따라 문신 시술을 한 것"이라며 "문신 시술 행위 자체도 의료행위로 상해죄를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A군에게 '상해' 혐의를 적용해 검찰로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보완조사를 통해 바늘이 부착된 전동 문신 기계가 위험한 물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특수상해' 혐의로 죄명을 변경했다.

검찰은 또 A군이 B군으로부터 금품을 갈취한 사실을 확인해 '공갈' 혐의를 추가했다.

이날 검은색 패딩과 청바지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A군은 생년월일과 주거지 등을 확인하는 재판장의 인정신문에 담담한 목소리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판사는 이듬해 3월 피해자 2명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기로 했다.

앞서 A군은 지난해 10월 인천 남동구 한 숙박업소에서 후배인 중학생 B군과 C군의 몸에 강제로 문신을 새겨 상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A군은 B군의 허벅지에 길이 20㎝가량의 잉어 문신을, C군의 어깨와 가슴 부위에 도깨비 문신을 마취 없이 각각 새긴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 B군은 경찰에게 "문신을 하기 싫었는데 2년 전부터 날 때리고 금품을 뜯은 A군이 (나를) 실험 대상으로 삼아 강요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또 B군은 "(A군이) 말투가 이상하면 말투가 왜 그러냐고 때렸다"며 "맞기 싫어서 당했다"라고 설명했다.

C군 역시 당시 A군의 괴롭힘으로 가족과 함께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