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영화 출연까지…가상 인간, 연예계 침투 현실로 [D:이슈]

박정선 2023. 11. 14.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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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아이돌이 온라인 세계를 넘어 신곡을 발표하고, 뮤직비디오 촬영, 콘서트, 홈쇼핑, 뉴스 브리핑 등의 활동을 해온 것에 이어 이젠 영화까지 출연하면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김용호 사진작가는 스틸무비(사진영화) 형식의 '데 베르미스 서울리스'(De Vermis Seoulis)를 통해 두 사람간 얼굴이 계속 바뀌는 페이스 스왑 기술을 활용했고, 채희석 뮤직비디오 감독은 AI의 세상이 된 미래 서울에서 인간에 대한 갈망과 무더위 속에서 견디지 못하는 한 남성을 그린 '스웻 드림'(Sweat Dream)에 펄스나인의 가상 걸그룹 이터니티의 제인을 출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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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아이돌이 온라인 세계를 넘어 신곡을 발표하고, 뮤직비디오 촬영, 콘서트, 홈쇼핑, 뉴스 브리핑 등의 활동을 해온 것에 이어 이젠 영화까지 출연하면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가상 인간이 연예계 전반에 침투할 거란 예측이 점점 현실이 되어 가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는 영화 ‘서울 도시 전설’ 제작보포괴가 열렸다. 20분짜리 단편 영화 4편을 모은 옴니버스 영화로, 이들은 모두 프랑스 작가 스테판 모의 책 ‘서울 마을들: 귀신동 그리고 다른 서울 도시 전설들’과 ‘서울 도시 전설’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삼았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네 편의 단편 모두 AI 페이스 스와프 기술을 활용했다는 점이다.

영화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버추얼 휴먼 전문기업 펄스나인이 지난 7월 신기술 기반 콘텐츠 랩 운영사업의 목적으로 공모전을 진행해 얻은 결과물이다. 이중 선정된 김용호 사진작가, 채희석 뮤직비디오 감독, 최종욱 김예진 원창성 영화감독 그리고 틱톡 크리에이터 유온 등 4팀의 작품이 하나로 묶여 제작됐다.

김용호 사진작가는 스틸무비(사진영화) 형식의 ‘데 베르미스 서울리스’(De Vermis Seoulis)를 통해 두 사람간 얼굴이 계속 바뀌는 페이스 스왑 기술을 활용했고, 채희석 뮤직비디오 감독은 AI의 세상이 된 미래 서울에서 인간에 대한 갈망과 무더위 속에서 견디지 못하는 한 남성을 그린 ‘스웻 드림’(Sweat Dream)에 펄스나인의 가상 걸그룹 이터니티의 제인을 출연시켰다. 최종욱 김예진 원창성 영화감독은 도심 속 영적 세상을 다룬 작품 ‘귀신동’을 내놓으면서 이터니티의 예진을 귀신으로 출연시켰다.

업계에서는 가상 인간이 가요, 영화 등 연예계의 미래에서 빠질 수 없다고 말한다. 한 관계자는 “인간과 AI의 협업은 현재와는 다른, 새로운 차원의 창의성을 끌어낼 수 있는 도구”라며 “연예계도 기술의 발전에 따를 수밖에 없다. 현재도 이미 많은 부분에 가상 인간이 스며들었고, 이는 음악, 영화 산업에 많은 부분에 있어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AI 기술이 긍정적인 변화만을 가져오진 않는다. 이미 여러 차례 불법적인 악용과 이로 인한 피해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유명 배우들의 이미지, 목소리 등을 무단으로 사용해 이득을 취하는 행위 등이다.

최근 배우 스칼릿 요한슨은 자신의 사진과 목소리를 AI로 합성해 무단으로 쓴 앱 제작사에 법적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요한슨의 이미지와 목소리는 인공지능 이미지 생성 앱 ‘리사 AI’가 소셜미디어 엑스에 게시한 22초 분량 광고 영상에서 무단으로 사용됐다. 이에 앞서 배우 톰 행크스도 “나의 AI버전으로 치과 보험을 홍보하는 영상이 있다. 그 광고와 나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직접 경고를 하고 나섰다.

이처럼 현재까진 AI 관련 명확한 기준이 없어서 곳곳에서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5월 미국작가조합(WGA), 지난 7월 미국배우·방송인노동조합(SAG-AFTRA)이 전면 파업에 돌입했던 배경에도 생성형 AI가 있었다. AI 기술이 자리 잡기 위해선 ‘사람’의 책임 있는 자세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관계자는 “아직 국내에 연예계에서 AI를 활용하는 것은 초기 단계에 불과하지만, 지금부터 규제와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지 않는다면 기술과 사람이 공존하는 것이 아니라, ‘위협’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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