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원 쓰시지" 공동수상 항의 사태? 염경엽 감독, 결국 상금 2배 증액한 사연 [LG V3]

조은혜 기자 2023. 11. 1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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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년 만에 통합우승을 달성한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개인적으로 준비한 '두 번째 MVP' 상금을 포수 박동원, 투수 유영찬에게 주겠다고 결정했다.

박동원은 염경엽 감독을 찾아가 항의 아닌 항의를 했고, 염경엽 감독은 상금을 2000만원으로 늘려 박동원과 유영찬, 두 명에게 1000만원 씩 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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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잠실, 조은혜 기자) 29년 만에 통합우승을 달성한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개인적으로 준비한 '두 번째 MVP' 상금을 포수 박동원, 투수 유영찬에게 주겠다고 결정했다. 그런데 우승 직후, 상금이 두 배로 늘었는데 그 사연이 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6-2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1990년과 1994년에 이은 LG의 세 번째, 29년 만의 통합우승이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염경엽 감독이 내건 공약이 있었다. 한국시리즈 MVP는 공식 상금과 구단에서 내려오는 명품 브랜드 롤렉스사의 시계를 받고, 아쉽게 수상은 못 했지만 그만큼의 활약을 한, 염경엽 감독이 생각하는 '자체 MVP'에게 사비로 상금 1000만원을 주겠다는 계획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5차전 종료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 1000만원을 받을 주인공을 공개했다. 염경엽 감독은 "박동원, 유영찬에게 나눠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박동원은 2차전 결승포 포함 두 번이나 결정적인 홈런을 쳤고, 유영찬은 첫 한국시리즈 출전임에도 3경기에서 6이닝을 소화, 단 1실점만 내주면서 훌륭한 허리 역할을 했다.


우승 세리머니를 마친 박동원에게도 곧바로 이 소식이 전해졌다. 박동원은 이미 염경엽 감독의 상금이 자신에게 올 거라 기대하고 있었는데, '공동수상'은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취재진에게 염경엽 감독의 말은 전해 들은 박동원은 "내가 아까 (감독님께) '1000만원 잘 쓰겠습니다' 했는데, 2000만원 쓰시지 왜 나눠 쓰는 거죠?"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염경엽 감독이 좋은 가방 하나씩 샀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전하자 농담 반, 진담 반 "1000만원을 주시면 더 좋은 거 잘 살 수 있을 거 같은데. 어제 아내에게 내가 1000만원을 받으면 1010만원 안 넘어가는 거 사줄 테니까 고르라고 했는데, 착오가 조금 생겼다"고 웃었다.

결국 염경엽 감독이 두 손을 들었다. 우승 후 회식 자리에서 일부 고참 동료들이 연봉이 높은 박동원에게 상금을 유영찬에게 양보하라는 종용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동원은 염경엽 감독을 찾아가 항의 아닌 항의를 했고, 염경엽 감독은 상금을 2000만원으로 늘려 박동원과 유영찬, 두 명에게 1000만원 씩 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히어로즈 시절부터 함께한 박동원과 염경엽 감독은 애틋하다면 애틋한 사이다. 박동원은 우승 후 "처음 LG에 왔을 때, 첫 번째 인터뷰에서 우승을 못했던 2014년 생각이 난다고 했었다. 그때 '나는 아직 준비가 너무 안 됐다' 생각을 했고, 다음에 또 기회가 오면 꼭 우승하고 싶다고 했는데, 10년 전 나를 키워주신 분에게 어떻게 보면 도움이 되고 보답을 한 것 같다. 감사한 마음밖에 없다"고 염경엽 감독을 향한 진심을 전했다.

박동원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16타수 5안타 2홈런 4타점 3득점 타율 0.313을 기록했다. 8일 열린 2차전, LG가 3-4로 끌려가던 8회말 1사 2루 상황 KT 박영현의 124km/h 체인지업을 받아쳐 점수를 뒤집는 투런포를 터뜨렸다. 10일 3차전에서는 3-4, 무사 1루에서 KT의 또 다른 필승조 손동현의 145km/h 직구를 받아쳐 다시 한 번 담장을 넘겨 다시 한 번 역전 투런포를 쳤다. 비거리 125m로 기록된 대형 홈런.

타선에서의 활약은 물론, 주전 포수로 안방을 지키면서 '우승 포수' 타이틀을 가져왔다. 박동원은 "선수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모든 선수들이 함께 잘해줬기 때문에 우리가 한국시리즈에 올 수 있었고, 여기에 와서도 잘해줘서 내가 우승 포수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 선수들에게 감사한 마음밖에 없다"고 얘기했다. 그는 "너무 기쁘다. 우리 선수들이 144경기를 하며 정말 힘들었는데, 보상을 받는 것 같다"고 들뜬 소감을 전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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