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주인공은 황희찬…울버햄프턴 이달의 선수 등극

김우중 2023. 11. 14.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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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버햄프턴 10월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한 황희찬. 사진=울버햄프턴 SNS
축구대표팀 황희찬이 13일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대비 소집 훈련에 앞서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프턴 공격수 황희찬(27)이 구단 선정 ‘10월의 선수’로 꼽혔다. EPL 3년 차 황희찬이 구단 선정 이달의 선수에 꼽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울버햄프턴은 14일 오전(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국가대표 출신 황희찬이 울버햄프턴 10월의 선수로 선정됐다”라고 밝혔다. 구단은 “황희찬은 사샤 칼라이지치, 페드로 네투에 이은 세 번째 이달의 선수”라며 “그는 10월 3경기에서 모두 공격적인 활약을 펼쳤다”라고 설명했다. 구단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따르면 황희찬은 45%의 투표율로 네투(41%)를 제쳤다.

이어 구단은 황희찬의 10월 활약상을 경기별로 조명했다. 10월 첫 경기는 지난달 8일 열린 애스턴 빌라전이었다. 당시 선발로 나선 황희찬은 0-0으로 팽팽한 흐름이 이어진 후반 8분, 네투의 크로스를 마무리해 승부의 균형을 깨뜨렸다. 그가 홈 5경기 연속 득점을 올린 순간이었다.

이어진 본머스와의 원정경기에선 후반 43분 칼라이지치의 역전 골을 어시스트하며 팀에 2-1 승리를 안겼다. 올 시즌 황희찬의 1호 도움이었다.

황희찬이 뉴캐슬전 득점 후 세리머니 하는 모습. 사진=AFP 연합뉴스
뉴캐슬 골망을 가른 후 세리머니 하는 황희찬. 사진=울버햄프턴 SNS

마지막 경기는 29일 열린 뉴캐슬전이었다. 당시 황희찬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경험을 했다. 1-1로 팽팽한 흐름이 이어진 전반 추가시간, 공을 걷어내려다 뉴캐슬 수비수 파비안 셰어와 충돌한 것. 당시 앤서니 테일러 심판은 이 장면을 두고 비디오 판독(VAR) 끝에 페널티킥(PK)을 선언했다. 황희찬과 울버햄프턴 입장에선 다소 황당한 판정이었다. 중계 화면을 통해 공개된 장면에선 황희찬과 셰어의 접촉이 매우 미세했기 때문이다. 게리 오닐 울버햄프턴 감독은 경기 뒤 “끔찍한 판정이었다. 셰어의 축구화 솜털도 건드리지 않았다”라며 거세게 반응한 배경이다.

하지만 황희찬은 다소 억울한 실점을 직접 만회했다. 후반 26분 박스 안에서 왼발로 상대를 제친 뒤, 그대로 슈팅을 시도해 뉴캐슬의 골망을 가르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과거 오른발을 이용해 상대를 속이는 장면을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왼발로 상대를 제치며 인상적인 장면을 남겼다. 울버햄프턴은 황희찬의 동점 골에 힘입어 10월 3경기 무패(1승 2무)를 이어갔다. 동시에 황희찬은 울버햄프턴 역사상 최초로 홈 6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황희찬은 10월 3경기서 2골 1도움을 기록을 올리며 존재감을 보여줬다.

<yonhap photo-2922="">사진은 지난 11일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울버햄프턴과 토트넘의 EPL 12라운드. 경기 전 황희찬과 손흥민이 해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yonhap>

황희찬의 기세는 다음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지난 5일 열린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11라운드에서는 후반 44분 동점 골을 어시스트하며 4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팀이 극장 골로 패배한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이후 토트넘과의 경기에선 침묵했지만, 팀이 2-1 역전승을 거두며 리그 12위(승점 15)까지 올랐다.

황희찬은 올 시즌 EPL 전 경기에 출전, 6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카라바오컵(리그컵)까지 포함해 공식전 7골이다. 종전 울버햄프턴 합류 후 황희찬의 최고 기록은 2021~22시즌 36경기 5골이다. 이 기록을 시즌이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뛰어넘었다. 지난 7월 출국 전 “최고의 시즌 만들겠다”라고 다짐한 그의 발언이 실현되고 있다.

화려한 출발을 알린 황희찬의 시선은 다시 ‘월드컵’으로 향한다. 그는 지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팀의 16강 진출을 이끄는 역전 골을 터뜨린 기억이 있다. 전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에 합류한 그는 소집 훈련 전 취재진과 마주한 자리에서 “월드컵을 다녀온 지 1년 가까이 됐는데, 또 특별한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월드컵도 당연히 기대가 크지만, 그 과정에서 선수들이 어떻게 성장하고, 발전하는지가 중요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클린스만호는 오는 1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싱가포르, 21일 중국 선전유니버시아드스포츠센터에서 중국 차례로 격돌한다. 이제는 평가전이 아닌,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을 위한 첫 단계인 아시아 2차 예선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전날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축구에서 쉬운 상대란 없다”라며 자만을 경계했다. 황희찬 역시 “감독님의 말에 동의한다. 상대(싱가포르, 중국)를 약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매 경기가 중요하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월드컵 예선이 얼마나 힘든지, 그리고 중요한지 알고 있다. 먼저 치르는 홈경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승리 의지를 불태웠다.

황희찬이 대표팀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전 요소다. 그는 클린스만호 출범 후 6경기에 나서 1골을 기록했다. 경기장 내 영향력은 상당했지만, 득점은 10월 베트남과의 평가전이 처음이었다. EPL에서 물오른 득점 감각을 뽐낸 황희찬의 발에 시선이 모인다.

김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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