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축전' 없지만... 통일 내걸고 달린다

윤성효 2023. 11. 14.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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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통일마리톤대회 오는 19일, 3449명 참가... 6.15경남본부 "통일부 신고 안돼"

[윤성효 기자]

많은 마라톤대회 중 유일하게 '통일'을 내건 제23회 창원통일마라톤대회가 이번 주말에 열리는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북측 축전이 없이 치러진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상임공동대표 황철하), 창원통일마라톤대회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직무대행 김은정)는 오는 19일 창원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을 출발해 시가지를 돌아오는 구간에서 걸쳐 대회를 연다.

올해는 5km,, 10km 종목만 열리며, 전국에서 달림이 3449명이 신청했다. 창원통일마라톤대회는 코로나19로 3년 동안 '비대면'으로 치러졌고,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열린 지난해 대회에는 2400여명이 참가했다.

창원통일마라톤대회는 2000년 6월 15일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장이 했던 '6·15공동선언'을 기념해 그해 늦은 가을부터 "달리고 싶다 백두산까지"라는 구호를 내걸고 열리기 시작했다.

창원통일마라톤대회는 평양국제마라톤대회 참여 등 남북협력사업에 사용할 기금을 2010년부터 모으고 있으며, 현재 3000만원 넘게 적립됐다. 2019년 창원통일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해서 뽑힌 달림이들이 평양국제마라톤대회 참가를 추진하다 북측에서 최종 승인이 나지 않아 무산되기도 했다.

조직위는 단체참가상·개인상 이외에, 6·15공동선언의 정신을 잇는다는 의미에서 기록순위 615위(6·15공동선언상), 104위(10·4선언상), 427위(4·27선언상), 74위(7·4공동선언상)한테 문화상품권을 주는 특별상을 수여한다. 

코로나19 이전에 매년 열릴 때마다 북측에서는 축전을 보내오기도 했다. 6·15경남본부가 6·15남측위원회에 요청해 통일부에 신고를 한 뒤 6·15북측·해외측위원회로부터 축전을 받아왔고, 대회 개회식 때 공개하기도 했다.

그런데 2022년에 이어 올해는 북측 축전 없이 대회가 열린다. 6·15경남본부는 지난해 통일부에 신고해서 북측에 요청을 했지만 축전이 오지 않았고, 올해는 통일부 신고 접수가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황철하 대표는 "22회 대회를 앞두고 통일부에 신고한 뒤 북측에 축전을 요청했지만 오지 않았고, 올해는 통일부에서 신고를 받지 않아 요청할 수 없었다"라며 "이전에는 매년 북측에서 축전이 올 때마다 가슴이 벅찼는데, 많이 아쉽다"라고 말했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일구는 씨앗이 될 것"

올해 대회는 경상남도, 창원특례시, 농협은행, 경남은행, 경남개발공사, 오마이뉴스,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 등에서 후원해 열린다.

황철하 대표는 미리 낸 대회사를 통해 "평화 없이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평화는 통일의 출발이자 과정이며, 통일은 평화를 완성한다. 비록 오늘의 현실이 참혹해도 우리 겨레의 운명이자 숙원인 평화와 통일의 시대는 반드시 열린다. 오늘 달리는 뜀박질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일구는 씨앗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은정 조직위원장 직무대행은 "통잉로 가는 길은 마치 마라톤을 닮았다. 마라톤 결승선까지 완주하는데는 지구력도 중요하고 초인적인 끈기를 발휘하는 정신력도 중요하다"라며 "시간이 오래 걸리고 힘들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면 '달리고 싶다 백두산까지'라는 대회의 구호처럼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미리 보낸 축사를 통해 "대회는 6·15남북공동선언에 담긴 평화와 통일의 가치를 되새기는 뜻깊은 행사이다"라며 "민주화 성지 창원에서 역주를 통해 평화와 통일에 대한 공감대가 강화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라고 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달리고 싶다 백두산까지라는 구호 아래 열리는 이번 대회는 참가자들이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함께 달리는 자리이다"라며 "그 간절한 마음이 모이고 커져서, 언젠가는 남북이 하나되어 마음껏 달릴 수 있는 시간이 우리에게 찾아올 것이라 기대한다"라고 했다.

홍남표 창원시장은 "손기정, 남승룡, 서윤복 선생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마라톤은 민족혼을 담은 국민 스포츠로 성장해 왔다"라며 "그 전통을 이어받은 창원통일마라톤은 휴전선을 넘어 백두산 정상에 평화와 통일의 깃발을 꽂겠다는 심정으로 시작되어 올해 스무세번째를 맞게 되었다"라고 했다.

김진부 경남도의회 의장은 "지금 우리는 민족이 하나 되는 통일조국을 만들어 가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이면에는 여전히 상존하는 이념의 차이, 날로 고조되는 군사적 위협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것 또한 현실이다"라며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 우리는 민족통일을 위한 가장 중요한 시기에 직면해 있고, 그런 의미에서 이번 대회는 통일의 의지를 굳건히 다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이근 창원시의회 의장은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며 달리게 되는 마라톤대회는 시민 건강 증진과 화합을 도모하는 가을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라고 했다.

한편 조직위는 내년에 하프 구간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제23회 창원통일마라톤대회.
ⓒ 창원통일마라톤대회 조직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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