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명가 블룸하우스가 택한 명작게임, 섬뜩하게 귀엽다
[김준모 기자]
▲ <프레디의 피자가게> 포스터 |
ⓒ 유니버설 픽처스 |
공포 명가 블룸하우스의 신작 <프레디의 피자가게>는 <할로윈> <엑소시스트> 리부트와 같이 3부작으로 기획되었다는 점에서 그 야심을 확인할 수 있다. 전설적인 호러 영화들과 이 작품이 동일선상에 선 이유는 전 세계를 휩쓴 공포 게임 < Five Nights at Freddy's 시리즈 >를 원작으로 했기 때문이다. 그 명성을 입증하듯 각종 흥행기록을 갱신하며 개봉 2주차 만에 올해 북미 공포영화 흥행 1위를 기록했다.
▲ <프레디의 피자가게> 스틸컷 |
ⓒ 유니버설 픽처스 |
<프레디의 피자가게>의 애니 매트로닉스는 호러테이닝의 매력을 잘 살릴 수 있는 요소를 지니고 있었다. 1980년대 유명했지만 지금은 아무도 가지 않는 간판만 남은 여기 피자가게는 곰, 토끼, 여우 등 귀여운 동물 디자인의 로봇이 여전히 남아있다. 과거에는 아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이 로봇들은 이제는 밤이 되면 이 곳을 방문하는 이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공포의 존재로 모습을 바꾸었다.
'밤이 되었습니다. 마스코트들은 고개를 들어주세요'라는 국내 마케팅 문구처럼 애니 매트로닉스를 활용한 호러테이닝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 초반 택했던 감독은 크리스 콜럼버스였다. <나 홀로 집에> <해리포터> <박물관이 살아있다> 등 아기자기한 매력을 잘 살릴 수 있는 이 감독은 공포와 코미디 장르의 결합을 시도했다. 이로 인해 원작자 스콧 코슨과 마찰이 생기며 엠마 타미로 교체가 되었다.
▲ <프레디의 피자가게> 스틸컷 |
ⓒ 유니버설 픽처스 |
성공역사를 써 온 자신들의 노하우보다 원작자를 향한 예우를 우선시하며 마니아층에게 확실한 반응을 얻어내는 데 성공한 블룸하우스다. 브라보를 외치는 관객 반응과 달리 비교적 차가운 평론가 평점은 영화의 단점이라 할 수 있는 복잡한 스토리에서 비롯이 된다. 이는 블룸하우스의 실수 반복이라 볼 수 있다. 앞서 블룸하우스는 <할로윈> 리부트의 시작을 화려하게 열었다. 3대에 걸친 여성들이 뭉쳐 악령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선보이며 호평을 자아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공포영화에 지나친 철학과 사회적 메시지를 가미하다 보니 장르적인 매력이 옅어졌다. 이를 짊어져야 하는 주인공들은 그 무게에 매몰되어 관객들을 위한 활약을 선보이지 못하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프레디의 피자가게> 역시 이런 문제점을 보여준다. 마이크에게 너무나 많은 짐을 짊어지게 만들고 이 서사에 몰입을 요구하다 보니 공간과 마스코트가 주는 공포에 온전히 몰입하기 힘들다.
▲ <프레디의 피자가게> 스틸컷 |
ⓒ 유니버설 픽처스 |
양육수당을 노리고 애비한테 접근하는 이모만 해도 버거울 마이크인데 상상 속 친구와 대화하는 애비를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생기는 갈등에 피자가게의 미스터리를 알려주면서 우정 형성까지 하는 바네사까지 애니매르로닉스에게 관심을 가질 시간을 주지 않는다. 여기에 매일 꾸던 형이 유괴 당하던 꿈에 나타난 의문의 아이들이 과거 피자가게에서 실종된 이들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미스터리까지 더하고자 한다.
3부작 시리즈를 기획한 시점부터 공을 들인 캐릭터와 오싹한 공간의 매력은 확실한 장점이다. 다만 과도한 서사를 한정된 공간 속에서 한 작품을 통해 다 풀어내려다 보니 공포에 몰입하기 힘들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호러테이닝의 펀(Fun)한 분위기는 줄이고 원작의 긴장감을 살리고자 한 시도는 좋았지만 서사가 발목을 잡았다는 인상이다.
블룸하우스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57만 관객을 동원한 <인비저블맨> 이후 <블랙폰>을 제외하고는 10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이 없을 만큼 한국시장에서 부진하고 있다. 때문에 전 세계가 열광한 <프레디의 피자가게>의 흥행 성적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귀엽고 살벌한 애니매트로닉스가 선보이는 이 피자와 마주한 한국 관객들이 맛있는 토핑에 반할 것인지, 아니면 치즈 크러스트 없는 퍽퍽한 엣지에 실망할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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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키노라이츠 매거진과 김준모 기자의 브런치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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