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과 박해민이 관중석에서 자진 개최한 5분간 미니 팬미팅

박해민(앞)과 오지환(뒤)이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우승을 달성한 뒤 관중석에서 팬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잠실=이형석 기자 

LG 트윈스 박해민과 오지환이 29년만의 한국시리즈(KS) 우승을 달성한 뒤 관중석에서 팬서비스를 했다. 작지만 알찬 5분간 '미니 팬미팅'이었다.

LG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KS 5차전에서 6-2로 승리, 1994년 이후 29년만에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우승 축하 기념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고,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리는 등 공식 행사를 마친 뒤 샴페인 세리머니까지 펼쳐졌다. 

한국시리즈 타율 0.316 3홈런 8타점으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오지환과 5차전에서 결승타를 포함해 3타수 2안타 2타점 2도루를 기록한 데일리 MVP 박해민이 공식 기자회견을 위해 실내 인터뷰 장소로 이동했다.

그러나 현장에선 사령탑으로 첫 우승을 경험한 염경엽 LG 감독의 인터뷰가 한창이었다. 

잠실=이형석 기자 

이를 확인한 오지환과 박해민은 구단 관계자에게 "중앙 관중석으로 이동해도 되겠냐"고 물었다. 인터뷰를 대기하는 동안 잠시나마 관중석에서 팬들과 직접 만나고 싶어서였다. 따뜻한 실내 대기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마침 LG 팬들은 29년 만의 우승 기쁨을 만끽하느라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여전히 관중석을 가득 메운 상태였다. 

박해민과 오지환은 중앙 관중석과 1루측 홈 관중석을 연결하는 복도에서 팬들과 만났다. 출입문을 사이에 두고 열심히 기념촬영에 응했다. 생각지도 못하게 우승의 두 주역을 가까이서 마주한 팬들은 쉴 새 없이 사진 촬영을 요청했다. 오지환과 박해민은 샴페인 세리머니로 상의가 다 젖은 상태였고, 쌀쌀한 날씨 추웠지만 기쁜 마음으로 '미니 팬미팅'에 정성을 다했다. LG 팬들의 모든 사진 요청에 일일히 응했다.  

LG 박해민이 5차전 MVP를 수상하고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박해민은 "인터뷰를 기다리는 사이 팬들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즐기고 싶어서 중앙 관중석으로 갔다"고 말했다. 

우승 직후 1루 관중석을 향해 가장 먼저 감사의 큰절을 올린 오지환은 "팬분들이 (우승을) 정말 오래 기다리셨는데, 우승할 수 있어 정말 기쁘고 많이 울컥한다. 이번 한국시리즈 엔트리 30명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해민은 "데일리 MVP를 받았지만 29년을 기다려 주신 우리 팬들이 진정한 MVP 아닐까 싶다"고 고마워했다.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된 오지환이 시상대에서 환호하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두 선수 모두 평소 팬 서비스 좋기로 정평이 나 있다. 그러나 29년만의 감격스러운 우승을 달성한 날, 유니폼에 우승 티셔츠까지 착용한 우승 주역과 사진을 촬영하는 것은 쉽지 않다.팬들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 하나 늘었다. 

잠실=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