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와 충북대 통폐합, 충주는 별일 없을까

김일곤 2023. 11. 1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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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국립대 흡수통합되는데 지역사회 잠잠... 적극적인 목소리 내야

[김일곤 기자]

 충북대학교
ⓒ 충북인뉴스
 
 한국교통대학교
ⓒ 네이버 지도
 

한국교통대가 청주에 있는 충북대와 함께 윤석열 정부의 글로컬 대학에 선정되면서 두 대학이 통폐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나섰다.

충북대는 학생들이 통합 대학의 교명 변경을 우려해 두 대학 통합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통합 찬반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관련기사: 압도적 반대인데... '교통대와 통합' 급물살에 충북대 학생 반발 https://omn.kr/25r25). 

하지만 한국교통대 내부에서 충북대 통합과 관련한 우려나 의견이 외부로 나오진 않고 있다. 지난 9월 충북대와의 통합 찬반투표에서 교수, 직원(조교 포함), 학생의 압도적인 통합 찬성 결과 때문으로 보인다.

당시 한국교통대 교수는 323명 중 297명이 투표(투표율 91.95%)한 결과 183명이 충북대와의 통합에 찬성(찬성률 61.62%)했다. 반대 교수는 114명(38.38%). 직원과 조교는 326명 중 301명이 투표(투표율 92.33%)해 이 중 219명이 대학통합에 찬성표(찬성률 72.76%)를 던졌다. 직원 반대는 82명, 27.24%였다. 학생은 투표 재적 8133명 중 5275명이 투표에 나서(투표율 64.86%) 3823명이 찬성(찬성률 72.47%), 1452명이 반대(반대율 27.53%)했다.

한국교통대 내부에서조차 충북대와의 통합 찬성이 압도적이어서 그런지, 교통대가 소재한 충주 지역은 시민사회는 물론 지역 정치권도 두 대학 통합에 잠잠하다.

한국교통대와 충북대의 통폐합이 충주 발전의 운명이 걸린 일임을 충주 시민과 정치권이 모르기 때문일까? 아니면 교통대가 충북대와 통합하면 충주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걸까?

충북대와 한국교통대 총장은 지난 8월 두 대학의 단계적 통합 원칙을 합의했다. 주요 내용은 공유와 연합을 거치는 단계적 통합의 시너지 극대화, 1대1 수평적 통합과 현 구성원 최대 수혜, 구성원 동의 기반 원칙과 유사 학과 화학적 통합, 통합 교명의 미래지향적 협의 제정, 지역혁신 및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캠퍼스 재배치 및 특성화 등이다.

두 대학 통합 원칙 합의 핵심은 1대1 수평적 통합과 통합 대학의 교명 변경이다.
하지만 충북대 학생은 두 핵심 합의 사항에 격렬히 반대하고 있다. 1대1 수평적 대학 통합과 통합 대학 교명 변경, 이 두 가지 합의는 지켜질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한국교통대와 충북대의 1대1 수평적 통합은 비현실적이다. 교통대 내부에서조차 거점대학인 충북대에 한국교통대가 흡수·통합될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한다.

거점대학이 지역 국립대와의 통폐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거점대학 중심으로 지역 국립대를 흡수·통합 할 자신이 있기 때문임을 근거로 든다. 지난 국립대 통폐합의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충북대와 한국교통대는 정부 재정 및 각종 지원의 차이, 두 대학 재정 규모의 차이, 국립대 내에서조차 두 대학 사이에 서열에서 충북대가 확연히 우위에 있다.

한국교통대가 2006년 청주과학대를, 2012년 철도대학을 각각 흡수·통합하는 과정에서 군소 국립대 통합에서 우위를 점해 통합해 왔듯이, 한국교통대도 결국은 충북대에 흡수 통합될 것이다.

따라서 통합 대학의 교명 변경도 없을 것이다. 거점국립대인 충북대가 한국교통대와의 통합을 위해 '충북대'라는 브랜드를 버린다는 상상은 코미디다. 심지어 충북대 학생들은 교통대와의 통합을 두고, "교통대와 통합? 이러려고 내가 공부 열심히 했나? 놀면서 그냥 교통대나 갈 걸"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충북대와 한국교통대가 이번에 윤석열 정부의 글로컬 대학에 선정되면서 두 대학 통폐합 움직임은 빨라질 것이다.

충주 시민은 한국교통대가 충북대에 흡수·통합되어 충주 지역의 위기와 시련이 심화할 것인가의 관점으로 두 대학의 통폐합에 접근해야 한다. 

충주 지역의 의료가 붕괴된 지금 한국교통대마저 대학 통폐합으로 소멸된다면, 해마다 감소하는 충주 지역 인구와 더불어 충주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2012년 충주대가 철도대학과 통합하면서 한국교통대로 교명이 바뀔 때, 충주의 자부심이었던 '충주대'라는 이름의 소멸로 느꼈던 충주 시민의 상실감 정도는, 충북대에 흡수되어 한국교통대가 사라지는 것과는 비교할 게 아니다.

충주 시민사회와 정치권은 충주 지역의 발전, 한국교통대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충북대와 한국교통대 통폐합에 침묵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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