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지노믹스 "선택과 집중 통해 지속 성장…미국서 본격 성과 기대"
"내년 코로나19 당시 실적 회복 목표"
전분기 대비 매출 증가…일회성 비용 반영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매출액이 급증했던 진단키트 업체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분주하다. 루하프라이빗에쿼티(루하PE)는 랩지노믹스를 인수한 뒤 미국 진출과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등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랩지노믹스는 올해 8월 미국의 중대형 실험실표준인증연구실(클리아랩)인 QDX를 인수했다. 바이오 전문 인력을 영입하면서 조직도 재정비했다. 연구개발(R&D) 속도를 끌어올려 미국 현지에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암 진단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주목할만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랩지노믹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오세진 상무는 "랩지노믹스 핵심 성장 전략 가운데 하나인 클리아랩을 인수하기 위해 최대한 서두르고 집중했다"며 "법률 검토와 재무·사업 실사 및 인수 협상 등 M&A 모든 과정에서 리스크를 놓치지 않기 위해 검토를 하다 보니 예정보다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3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39% 증가했다"며 "미국 클리아랩뿐만 아니라 본업도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코로나19 검사 건수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3분기 바닥을 확인했다"며 "예상보다 영업이익이 적어 보이는 착시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랩지노믹스는 M&A를 하는 과정에서 일회성으로 발생한 자문비용을 3분기 재무제표에 반영했다. 기업구조를 재편하면서 영업 외 비용 지출이 늘었다.
오 상무는 "클리아랩은 겨울철에 호흡기 감염 진단 등 매출이 많이 발생하는 계절성이 있다"며 "올해 4분기 매출에 반영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진행 중인 기업구조 재편에 관해서도 소개했다. 그는 "랩지노믹스 자회사와 관계사에 대해 옥석을 가리고 정리하고 있다"며 "투명한 기업지배 구조를 만들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랩지노믹스 본업에 충실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올해 3분기 랩지노믹스 자회사인 벤처캐피탈 진앤투자파트너스를 매각했다"며 "투자자산 처분손실을 영업외 비용으로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오 상무는 "랩지노믹스 본사는 주력사업에 더욱 힘을 쓸 것"이라고 밝히고, 이어 "의료 인공지능(AI) 진단사업 강화를 위해 자회사 제노코어BS 합병을 계획 중"이라고 했다.
랩지노믹스는 연구직과 영업직, 사무직 직원 등의 업무공간을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상호 간의 업무 이해도를 높이고 업무 시너지를 내기 위한 작업이다. 사무실 확장 이전은 연내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흩어져 있는 역량을 한데 모으고 불필요한 낭비 요소를 제거해 랩지노믹스 '제2의 도약'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이 3분기에 반영됐다고 오 상무는 말했다.
다음은 오세진 상무와 일문일답.
-의료 AI 진단사업은 어떤 식으로 강화하나.
▲의료 AI는 예방·진단·치료 ·모니터링 영역에서 각각 AI를 활용한 기술 도입이 가능하다. 가장 빠르게 열리는 시장은 진단 영역이다. 랩지노믹스는 AI진단 데이터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 자사가 서비스하는 NGS 암예측 검사 등을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했다. 암을 조기 예측하는 AI솔루션, 암 발생확률을 예측해 적합한 형태의 정보를 제공하는 솔루션 등을 개발했다. 판매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랩지노믹스-랩지노믹스의원의 시너지를 통해 성과를 빠르게 낼 수 있는 영역이다. 병리 AI진단 솔루션 최종 서비스와 진단은 검사기관의 병리의사가 한다. 랩지노믹스의 클리아랩 및 랩지노믹스 의원과 즉각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다수의 병리 AI기업과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
병리AI진단서비스 시장은 빠른 속도로 개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클리아랩에서는 이미 도입 준비를 마친 상태다. 진단은 진단제품의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진단 서비스라는 헤게모니를 쥐고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실적을 창출할 역량 차이가 크다. 랩지노믹스는 AI 진단업체가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의 기능을 충실하게 수행할 계획이다. 회사 역량으로 수월하게 시장에 침투할 수 있는 데이터 진단 솔루션은 선두주자로서 지위를 확립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 핵심전략은 무엇인가.
▲매분기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 어려운 시장환경 속에서 양호한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39% 증가했다. 올해 4분기에는 의미있는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코로나19 수혜가 컸던 시기 매출을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추가로 클리아랩을 인수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핵심전략은 첫째, 디지털헬스케어 생태계 구축 둘째, K-진단 콘텐츠의 미국 시장 진출 셋째, DTC를 포함한 개인유전체분석 서비스(PGS) 전략사업 분야의 시장 점유율 유지 등이다.
한국의 우수한 진단회사들과 해외 시장을 함께 공략하고 있다. 랩지노믹스가 미국 시장 판매 경로를 개척해 국내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어려웠던 바이오텍과 협업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한다. 국내 수탁시장에서는 기존 가격경쟁의 틀에서 벗어나 실험적인 다양한 접근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PGS 전략사업분야인 B2C 진단영역 및 마이크로바이옴 검사 분야에서는 삼성전자, 아모레퍼시픽, KB금융그룹 등의 대기업부터 휴먼스케이프, 뱅크샐러드와 같은 스타트업까지 여러 이종산업의 다양한 업체들과 채널을 구축하고 있다.
-조정희 미국법인 대표를 비롯해 외부 인력 영입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인적 구조조정도 진행하고 있나.
▲구조조정이라는 단어는 오해를 살 수 있는 표현으로 생각한다. 진단 업계에서 많은 업체가 인력을 감축하고 있다. 랩지노믹스는 임직원이 늘고 있다. 인위적 구조조정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 제2도약을 위해 필요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있다. 단기적인 사업 부침이 있다 하더라도 훌륭한 인재를 영입하려고 노력 중이다. 업무효율을 높이고자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고 지원하고 있다.
-새로 도입한 제도와 지원책은 어떤 것이 있나.
▲인원 전환배치 등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본인이 원하는 부서와 본인이 해보고 싶은 일 등을 판단해 신규 부서를 만들고 있다.
투자심의위원회, 연구개발심의위원회, 윤리경영위원회 등의 의사결정기구를 새로 만들어 모든 의사결정을 대표 및 일부 임원이 단독으로 결정하지 못하도록 했다. 핵심 구성원이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아이디케이션 제도라는 제안포상제도를 도입해 직원이 건의한 아이디어나 사업기획을 채택해 지원한다. 조직문화 쇄신을 위해서 칭찬 릴레이, 배달 간식 등의 제도도 도입했다.
-주주친화정책이나 주주소통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코로나19 대유행 특수를 누렸던 진단업체들이 올해 3분기 실적 바닥을 확인했다. 현재 주가는 저평가 구간이라고 판단한다. 조만간 재평가 기회가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주 여러분과는 적극적인 소통을 계획 중이며, 올해 3분기 실적 설명회부터 랩지노믹스의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한 IR을 계획하고 있다. 주식시장과 긴밀하게 소통할 예정이다. 올해 1월 랩지노믹스를 인수한 후 새로운 경영진은 지금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다. 믿고 지지해준다면 좋은 경영성과와 실적으로 기대에 부응하도록 하겠다. 랩지노믹스는 엔데믹 상황을 타개할 구체적인 전략방안을 수립했다. 단시간 내에 실적 회복 및 고속 성장을 위해 모든 구성원이 힘을 합쳐 최선을 다하겠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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