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보여달라"…휴가 나온 김일병, 강남역 몰카범 잡았다

생일을 맞아 휴가를 나온 한 현역 군인이 불법 촬영 가해자를 직접 붙잡아 경찰에 인계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9일 강남역 올리브영에서 시민들을 불법 촬영하다 육군 25사단 김 일병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된 몰카범(붉은 상의). 사진 페이스북

14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는 "현역 군인의 용감한 모습을 제보하려 한다"는 제보 글이 올라왔다.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지난 9일 서울 강남역 올리브영 매장 안에서 발생했다. A씨는 "물건을 사기 위해 2층에서 가게를 둘러보던 중이었는데, 어떤 군인 남성분이 쭈뼛쭈뼛한 모습으로 계단을 올라왔다"며 "그러더니 제 옆을 지나가는 다른 남성을 붙잡고 '휴대전화를 볼 수 있냐'고 물어봤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고 지나가려는데 군인 남성분이 다른 여성분께 '이 사람이 몰카(몰래카메라)를 찍은 것 같으니 신고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불법 촬영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의심되는 해당 남성을 인계했다. A씨에 따르면 해당 남성은 강남역에서 다수의 시민을 불법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그 군인은 생일을 맞이해 휴가 나온 상황이었고, 긴가민가한 상황에서 용기를 내 몰카범을 붙잡고 경찰에 신고했다"며 "휴가 나와서 바쁜 마음에도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고 또 진술까지 하고 가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사건이 해결되고 군인 남성분께 '어떻게 잡았냐'고 물어보니 '계단을 오를 때 휴대전화에 카메라가 켜져 있어 그냥 두면 안 되겠다 싶어 잡았다'고 하더라"며 "멋진 마음으로 용기를 내 몰카범을 잡고, 많은 피해자를 도와준 25사단에서 복무 중인 용감한 김 일병을 칭찬해달라"고 했다.

이에 '김 일병에게 포상휴가를 줘야 한다'는 댓글이 줄 잇고 있다. 누리꾼들은 "더 많은 피해자가 나올 수 있었을 텐데 발생하지 않게 한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휴가 중에도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라는 등 찬사를 보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