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시간 넘게 일하는 교대근무자, ‘이 시간’ 만큼 못 쉬면 우울증 위험

오상훈 기자 2023. 11. 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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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근무 근로자가 긴 시간의 교대근무와 짧은 휴식시간에 동시에 노출되면 우울증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의 저자 이준희 교수는 "교대 근무자들은 긴 근무 시간과 짧은 휴식시간에 동시에 노출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는 직무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신체 회복을 방해해 교대근무자의 기분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교대근무 일정을 계획하거나 교대근무자를 위한 건강 정책을 수립할 때는 두 상황에 동시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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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교대근무 근로자가 긴 시간의 교대근무와 짧은 휴식시간에 동시에 노출되면 우울증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전세계에서 가장 오래 일하는 축에 속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1901시간으로, 38개 회원국 중 다섯 번째로 길다. 우리보다 오래 일하는 나라는 콜롬비아(2405시간), 멕시코(2226시간), 코스타리카(2149시간), 칠레(1963시간) 등 중남미 4개국뿐이다.

우리나라는 장시간 근로자들의 비율도 높다. 한국노동연구원의 2023 노동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임금 근로자 중 주업과 부업을 합친 주당 실근로시간이 48시간이 넘는 근로자의 비중은 2022년 기준 17.5%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장시간 근로자(주 49시간 이상) 비율이 우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7.3%다.

장시간 근로는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직장 내 스트레스로부터 재충전할 시간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장기간 근로가 잦은 교대근무자는 일반 근로자보다 암 발생 위험이 높은데 세계보건기구(WHO)가 야간 교대근무를 발암추정물질로 지정한 까닭이다. 따라서 교대근무자는 건강을 위해 일한 만큼 적절히 쉬어주는 게 중요하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이준희 교수팀은 교대근무자의 근로시간과 휴식시간이 정신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2020년, 제6차 근로환경조사에 참여한 교대근무자 3295명의 자료를 분석한 것이다.

연구팀은 지난 한 달 동안 1회 이상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한 경우를 긴 교대근무로 정의했다. 또 한달 간, 교대근무 사이의 휴식시간이 11시간 미만인 경우가 1회 이상 있었을 때를 짧은 휴식시간으로 정의했다. 또 세계보건기구 웰빙지수(WHO-5)가 50점 미만인 참가자는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정의했다. 연구팀은 회귀분석으로 우울증 위험도와 짧은 휴식시간 및 장시간 교대근무 사이의 연관성을 추정했다.

분석 결과, 교대근무자의 우울증 유병률은 32.9%였다. 그런데 우울증 위험도는 긴 교대근무 시간, 짧은 휴식시간 중 하나의 요인과는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긴 시간 근무해도 휴식시간을 길게 취하면 우울증 위험도가 높아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만 두 요인에 동시에 노출되면 우울증 위험도는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직업별로 층화한 민감도를 분석한 결과, 특히 사무직과 서비스직에서 두 요인 간 상호작용이 나타났다.

연구의 저자 이준희 교수는 “교대 근무자들은 긴 근무 시간과 짧은 휴식시간에 동시에 노출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는 직무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신체 회복을 방해해 교대근무자의 기분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교대근무 일정을 계획하거나 교대근무자를 위한 건강 정책을 수립할 때는 두 상황에 동시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직업환경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Industrial Medicine)에 게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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