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시간 넘게 일하는 교대근무자, ‘이 시간’ 만큼 못 쉬면 우울증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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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근무 근로자가 긴 시간의 교대근무와 짧은 휴식시간에 동시에 노출되면 우울증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의 저자 이준희 교수는 "교대 근무자들은 긴 근무 시간과 짧은 휴식시간에 동시에 노출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는 직무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신체 회복을 방해해 교대근무자의 기분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교대근무 일정을 계획하거나 교대근무자를 위한 건강 정책을 수립할 때는 두 상황에 동시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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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근로자들은 전세계에서 가장 오래 일하는 축에 속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1901시간으로, 38개 회원국 중 다섯 번째로 길다. 우리보다 오래 일하는 나라는 콜롬비아(2405시간), 멕시코(2226시간), 코스타리카(2149시간), 칠레(1963시간) 등 중남미 4개국뿐이다.
우리나라는 장시간 근로자들의 비율도 높다. 한국노동연구원의 2023 노동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임금 근로자 중 주업과 부업을 합친 주당 실근로시간이 48시간이 넘는 근로자의 비중은 2022년 기준 17.5%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장시간 근로자(주 49시간 이상) 비율이 우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7.3%다.
장시간 근로는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직장 내 스트레스로부터 재충전할 시간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장기간 근로가 잦은 교대근무자는 일반 근로자보다 암 발생 위험이 높은데 세계보건기구(WHO)가 야간 교대근무를 발암추정물질로 지정한 까닭이다. 따라서 교대근무자는 건강을 위해 일한 만큼 적절히 쉬어주는 게 중요하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이준희 교수팀은 교대근무자의 근로시간과 휴식시간이 정신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2020년, 제6차 근로환경조사에 참여한 교대근무자 3295명의 자료를 분석한 것이다.
연구팀은 지난 한 달 동안 1회 이상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한 경우를 긴 교대근무로 정의했다. 또 한달 간, 교대근무 사이의 휴식시간이 11시간 미만인 경우가 1회 이상 있었을 때를 짧은 휴식시간으로 정의했다. 또 세계보건기구 웰빙지수(WHO-5)가 50점 미만인 참가자는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정의했다. 연구팀은 회귀분석으로 우울증 위험도와 짧은 휴식시간 및 장시간 교대근무 사이의 연관성을 추정했다.
분석 결과, 교대근무자의 우울증 유병률은 32.9%였다. 그런데 우울증 위험도는 긴 교대근무 시간, 짧은 휴식시간 중 하나의 요인과는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긴 시간 근무해도 휴식시간을 길게 취하면 우울증 위험도가 높아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만 두 요인에 동시에 노출되면 우울증 위험도는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직업별로 층화한 민감도를 분석한 결과, 특히 사무직과 서비스직에서 두 요인 간 상호작용이 나타났다.
연구의 저자 이준희 교수는 “교대 근무자들은 긴 근무 시간과 짧은 휴식시간에 동시에 노출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는 직무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신체 회복을 방해해 교대근무자의 기분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교대근무 일정을 계획하거나 교대근무자를 위한 건강 정책을 수립할 때는 두 상황에 동시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직업환경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Industrial Medicine)에 게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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