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개편 한발 물러선 정부, ‘주 52시간’ 일부 완화 추진

임지혜 2023. 11. 14.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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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른바 '주 최대 69시간제'를 철회하고 주 52시간제 근무제를 유지하되 특정 업종과 직종에 한해 제한적으로 연장근로 단위를 확대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았다.

정부는 지난 3월 근로시간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안을 발표하면서 주 단위에 고정돼 있던 연장근로 시간 단위를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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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이 13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근로시간 관련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 및 향후 정책 추진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이른바 ‘주 최대 69시간제’를 철회하고 주 52시간제 근무제를 유지하되 특정 업종과 직종에 한해 제한적으로 연장근로 단위를 확대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았다.

고용노동부는 13일 주 52시간 일부 완화 방안과 관련해 “주 상한 근로시간은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구체적인 개선은 사회적 대화를 거쳐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행 주 52시간제는 법정근로시간 1주 40시간에 연장근로시간을 12시간으로 제한, 총 52시간을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월 근로시간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안을 발표하면서 주 단위에 고정돼 있던 연장근로 시간 단위를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주 12시간 단위로 제한되던 연장 근로시간을 월 52시간(12시간×4.345주) 등 총량으로 계산해 특정주에 집중 근무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당 방안대로라면 특정주에 최대 69시간까지 근무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오면서 반발이 커졌다.

이날 고용부는 ‘근로시간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 및 향후 정책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 6~8월 근로자 3839명, 사업주 976명, 국민 1215명 등 60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국민 48.2%가 주 52시간제로 인해 ‘장기간 근로 해소에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다.

또 근로자의 41.4%, 사업주의 38.2%, 국민의 46.4%가 연장근로 단위 확대에 동의해 비동의 비율(29.8%, 26.3%, 29.8%)보다 10%p 이상 높았다. 업종별로는 제조업(근로자 55.3%, 사업주 56.4%), 직종으로는 설치·정비·생산직(근로자 32.0%, 사업주 31.2%) 등에서 연장근로 관리 단위 확대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부는 “설문조사에 나타난 국민의견을 겸허히 수용, 현행 52시간제 틀을 유지하면서 일부 업종과 직종을 대상으로 노·사가 원하는 경우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보완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성희 고용부 차관은 근로시간제 개편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통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것인 만큼, 경영단체는 물론 노동단체도 대화에 참여해 실질적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노·사·정 협의’를 강조하면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사회적 대화 복귀를 결정했다. 한국노총은 “경제 위기 등에 따른 피해가 노동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노동자의 생존권과 노동권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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