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파죽의 4연승’… 통합 우승 달성

송경모,이누리 2023. 11. 14.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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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한국시리즈 4차전 9회말, 태평양 돌핀스 김성갑의 땅볼이 마운드 위의 '노송' 김용수에게 잡혔다.

안방에서 열린 시리즈 첫 경기를 내줬으나 이후 내리 4경기를 쓸어담으며 압도적인 우승을 완성했다.

LG는 1990년, 1994년에 이어 창단 이래 세 번째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이어 마운드 주위에 둘러서 '캉캉' 춤을 추며 우승을 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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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KT 위즈에 4승1패
창단 후 세 번째 우승트로피 ‘감격’
시리즈 최우수선수에 오지환 선정
LG 트윈스 선수들이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한국시리즈 5차전 경기에서 승리한 후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1994년 한국시리즈 4차전 9회말, 태평양 돌핀스 김성갑의 땅볼이 마운드 위의 ‘노송’ 김용수에게 잡혔다. 1루로 공을 던져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완성한 김용수는 펄쩍 뛰어 포수 김동수에게 안겼다.

양팔을 치켜든 김용수의 모습에서 29년간 멈춰 있었던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시곗바늘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KBO리그 역사상 두 번째로 긴 무관의 세월을 딛고 ‘V3’를 일궜다.

LG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6대 2 승리를 거뒀다. 안방에서 열린 시리즈 첫 경기를 내줬으나 이후 내리 4경기를 쓸어담으며 압도적인 우승을 완성했다. 2023년 11월 13일. LG는 1990년, 1994년에 이어 창단 이래 세 번째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가장 빛난 별은 프랜차이즈 스타 겸 주장 오지환이었다. 2009년 처음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이래 한 팀에서만 뛰어 온 그는 2~4차전 매 경기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LG 타선을 이끌었고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2차전에서 결정적인 역전 투런포를 터뜨린 박동원, 5차전 멀티 타점과 그림 같은 호수비로 우승 선봉에 선 박해민도 돋보였다.

9회초 KT 마지막 타자 배정대의 빗맞은 타구가 2루수 신민재의 글러브에 잡히자 LG 선수들은 너나 없이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와 눈을 연상케 하는 스프레이를 뿌려댔다. 이어 마운드 주위에 둘러서 ‘캉캉’ 춤을 추며 우승을 자축했다. 마무리 고우석은 눈시울을 붉혔다.

경기가 기운 뒤 8회부터 노란색 머플러를 들고 파도타기 응원을 진행했던 LG 팬들은 우승이 확정되자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열광했다.

감독상을 수상한 염경엽 LG 감독이 “이제 시작”이라며 연패 각오를 드러내자 관중석에선 함성이 터져나왔다. 오지환은 “29년 만의 우승을 만든 멤버들이 이 자리에 있다”며 “왕조를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내와 두 딸을 대동하고 구장을 찾은 양모(59)씨는 “고등학생 때부터 40년째 팬”이라며 “오랫동안 기다린 우승이라 더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야구광으로 알려진 구광모 LG그룹 대표도 이날 경기장을 찾아 우승의 순간을 함께했다.

고 구본무 전 회장이 1998년 한국시리즈 MVP에게 주라고 한 뒤 지금껏 주인을 찾지 못했던 고가의 명품 시계는 오지환에게 돌아가게 됐다. 역시 우승을 다짐하며 일본 현지에서 공수한 ‘아와모리 소주’도 술통을 벗어나게 됐다.

송경모 이누리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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