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트럼프 다 싫다’ 유권자 늘자 제3지대 후보 난립

전웅빈 2023. 11. 14.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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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서 제3지대 후보 난립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매치 가능성에 피로감을 느낀 유권자들을 겨냥해 무소속이나 제3당 후보로 출마하겠다는 후보가 늘고 있다.

크리스 머피 민주당 상원의원은 "나는 그가 제3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하는 걸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그는 아마도 바이든 대통령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더 많은 표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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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 주니어 등 4명까지 늘어날 듯
민주·공화 박빙 대결서 변수 될 수도
92년엔 무소속 페로가 부시 재선 막아


1년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서 제3지대 후보 난립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매치 가능성에 피로감을 느낀 유권자들을 겨냥해 무소속이나 제3당 후보로 출마하겠다는 후보가 늘고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 간 박빙 대결 상황이 이어질 경우 제3지대 후보가 얼마나 득표하는지가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내년 대선 투표지에 이름을 올리는 제3지대 후보가 4명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12일(현지시간) 전망했다.

민주당을 탈당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와 녹색당 후보였던 코넬 웨스트가 일찌감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여기에 2012년과 2016년 대선에 녹색당 후보로 출마했던 질 스타인이 지난 9일 세 번째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스타인은 2016년 대선 때 140만표를 얻어 트럼프 승리의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그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서 5만표가량 득표하는 바람에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는 이곳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4만4000표 차이로 졌다. 민주당 조 맨친 상원의원도 지난 9일 내년 상원 선거 불출마 의사를 밝히며 대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맨친 의원은 초당파 중도 성향 정치단체 ‘노 레이블스(No Labels)’의 지원을 받는 대선 주자로 꼽힌다고 FT는 전했다. 노 레이블스는 내년 봄에 대선 후보를 지명할 방침이다.

민주당 소속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는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맨친 의원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그는 탁월한 경력을 갖고 있다. 어리석은 일에 관여해 자신의 유산을 훼손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싶다”고 견제했다. 크리스 머피 민주당 상원의원은 “나는 그가 제3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하는 걸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그는 아마도 바이든 대통령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더 많은 표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3지대 후보가 난립하는 것은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환멸감을 느끼는 유권자층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FT는 “바이든과 트럼프의 낮은 지지율로 인해 제3지대 후보 리스트가 늘어나고 있다”며 “여론조사업체나 선거전략가들은 두 사람 모두에게 환멸을 느끼는 ‘이중 혐오자(double haters)’라는 유권자 그룹까지 만들어 냈다”고 지적했다.

현재 가장 두각을 드러낸 제3지대 후보는 케네디 주니어다. 그는 주요 여론조사에서 가상 3자 대결 시 민주·공화 양당 유권자를 모두 흡수해 20~24%의 지지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2년 미국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억만장자 로스 페로 후보가 18.9% 득표율을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는데, 당시 그는 주로 보수표를 잠식해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의 재선을 막았다.

여론조사 종합사이트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 집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재 가상 양자 대결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1.1% 포인트 우위를 보이는데, 케네디 주니어와 웨스트가 참여하는 가상 4자 대결에선 2.7% 포인트까지 격차를 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제3지대 돌풍이 선거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싱크탱크 비컨폴리시어드바이저의 맥스웰 슐만 분석가는 “유권자들은 선거가 1년 남았을 때는 가정적으로 제3의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선거가 가까워지면 그 숫자는 감소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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