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야심찬 복귀… ‘개그콘서트’ ‘고려거란전쟁’ 엇갈린 반응

정진영 2023. 11. 14.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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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수신료의 가치 실현'을 내세우며 야심 차게 내놓은 '개그콘서트'와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이 지난 주말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 주말 1, 2화 방송을 마친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은 1화 5.5%(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가구 기준)에서 시작한 시청률이 2화에 6.8%로 오르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고려거란전쟁'과 달리 '개그콘서트'는 실망했다는 목소리가 더 크게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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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거란전쟁’ 순조로운 출발
‘개그콘서트’ 요즘 웃음과 괴리
‘수신료의 가치’ 실현 목표
KBS가 270억원을 투입한 ‘고려거란전쟁’은 오랜 만에 선보이는 대하사극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KBS 제공


KBS가 ‘수신료의 가치 실현’을 내세우며 야심 차게 내놓은 ‘개그콘서트’와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이 지난 주말 스타트를 끊었다. 두 프로그램 모두 ‘왕좌의 귀환’처럼 여겨지며 시청자의 기대를 받아왔던 탓인지 시청률은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평가는 갈리는 분위기다.

지난 주말 1, 2화 방송을 마친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은 1화 5.5%(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가구 기준)에서 시작한 시청률이 2화에 6.8%로 오르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동시간대 방영된 드라마 tvN ‘무인도의 디바’(12일 방송 7.9%)를 추격하는 모습이다. ‘고려거란전쟁’은 대규모 전투신으로 드라마를 시작하며 기존 퓨전 사극이 주를 이루던 드라마판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고려거란전쟁’은 KBS가 제작비 270억원을 투입한 대작이다. 총 32부작으로 제작됐으며,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 시장에도 선보인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의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본격적인 전쟁신이 나오면 더 재밌어질 것 같다” “배우들 연기 덕에 몰입감이 장난 아니다” 등의 호평이 많았다. 일부 출연자에 대한 연기력 지적이 나오긴 했지만, 대하드라마 명가 KBS에서 오랜만에 나온 대하드라마인 만큼 이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아직까지는 오랜만에 등장한 정통 사극에 보내는 기대가 더 큰 분위기다. 관건은 비슷한 시간대에 방영하는 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 중인 MBC ‘연인’이 다음 주 종영함에 따라 이동하게 될 시청자들의 향방이다. 이 시청자들이 어디로 이동하느냐에 따라 비슷한 시간대 드라마들의 시청률이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3년 만에 돌아온 '개그콘서트'는 유튜브 개그에 익숙해진 젊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KBS 제공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고려거란전쟁’과 달리 ‘개그콘서트’는 실망했다는 목소리가 더 크게 들려온다. 전날 방송된 ‘개그콘서트’는 “우리가 찍은 건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였다고 밝히며 포문을 열었다. ‘개그콘서트’의 가장 오래된 코너 ‘봉숭아학당’으로 프로그램을 시작해 신구 개그맨들이 조화를 이룬 새 프로그램들이 나왔다.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코너 ‘금쪽유치원’에선 “나 귀해~ 기쁨이 소중해~” 같은 유행어를 등장시키고, ‘대한결혼만세’ 코너에선 저출생 문제, 집값 문제 등을 건드렸다. 하지만 코너의 껍데기만 달라졌을 뿐 노리는 웃음 포인트는 변한 게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외국인이주민의 말투를 따라한 캐릭터가 나오는 ‘니퉁의 인간극장’, 여성의 큰 덩치와 식욕 등을 웃음의 소재로 삼은 ‘데프콘 어때요’, 결혼을 권장한다면서 “내 아내는 ‘내 돈의 여왕’(내조의 여왕을 비튼 것)”이라 말한 ‘대한결혼만세’ 등에 대해서는 불쾌감을 표하는 의견이 많았다. 비하를 통해 웃음을 이끌어내려는 데서 ‘여전히 90년대에서 못 벗어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어린 시절의 추억을 안고 ‘개그콘서트’를 봤다가 되레 실망했다는 후기가 SNS상에 많았다. 그럼에도 전날 ‘개그콘서트’의 시청률은 4.7%를 기록해 종영 직전의 2~3%대 시청률보다는 선방한 모습이다. 하지만 이 시청률이 다음 주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유튜브에 넘쳐나는 재치 있고 과감한 개그에 익숙해진 젊은 층이, 이전과 크게 달라 지지 않은 ‘개그콘서트’를 다시 찾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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