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조명환 (6) 주님의 놀라운 섭리로 아시아 최고의 에이즈 전문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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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함을 열어 지원한 학교에서 보낸 편지를 확인하는 것이 나의 중요한 일상이었다.
나는 현재 '아시아 최고의 에이즈 전문가'로 통한다.
나는 에이즈에 관심도 없었고 에이즈를 공부하기 위해 미국에 간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스털링 교수가 나를 받아 준 덕분에 나는 그를 따라 에이즈 전문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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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털링 박사가 받아준 덕분에 입학
관심도 없었던 에이즈 공부를 시작
에이즈 진단 시약 개발해 박사학위
우편함을 열어 지원한 학교에서 보낸 편지를 확인하는 것이 나의 중요한 일상이었다. 하지만 불합격을 알리는 수많은 편지가 온 뒤로 우편함은 잠잠해졌다. 한 달 정도 지난 어느 날 우편함에 편지 한 통이 있었다. 애리조나대에서 온 편지였다. 애리조나대는 이미 나에게 불합격을 통보한 학교였다. 그런데 편지 안에는 하나님이 보내 주신 기적이 담겨 있었다.
“귀하에게는 이미 본 대학 박사과정 불합격 판정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미생물·면역학과 찰스 스털링 교수가 귀하를 지도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해 귀하에게 본 대학 미생물·면역학과 박사과정 입학이 허가되었음을 통보합니다. 스털링 박사를 지도교수로 수학하고 싶으면 본 대학 박사과정에 입학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렇게 또 한 사람을 내 인생에 보내주신 것이다. 스털링 교수가 도널드 딘 교수의 추천서에 감동을 했던지,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나를 받아 줄 것을 심사위원장에게 요구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의 배려로 나는 연구 조교로서 장학금까지 받을 수 있었다.
나는 현재 ‘아시아 최고의 에이즈 전문가’로 통한다. 나는 에이즈에 관심도 없었고 에이즈를 공부하기 위해 미국에 간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스털링 교수가 나를 받아 준 덕분에 나는 그를 따라 에이즈 전문가가 됐다.
에이즈는 1981년 미국 LA에서 처음 보고됐고 그로부터 2년 뒤인 1983년 에이즈를 유발하는 에이즈 바이러스가 프랑스 과학자에 의해 발견되었다. 내가 애리조나대에서 에이즈 공부를 시작한 게 1985년이니 에이즈 바이러스가 규명된 지 불과 2년밖에 안 된 때다. 당연히 에이즈 연구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별로 없을 때 하나님은 내게 에이즈 공부를 시키셨다.
나를 교수로 만들어 가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가 여기에 있었다. 당시에는 주님의 깊은 뜻과 계획을 알 수 없었지만 “사모하는 영혼에게 만족을 주시며 주린 영혼에게 좋은 것으로 채우시는 하나님”(시 107:9)인 줄 믿기에 주님이 결정하면 나는 그대로 따르는 삶을 살았다.
나는 애리조나대에서 에이즈 환자의 치명적인 증상 중 하나로 설사를 일으키는 크립토스포리디움(Cryptosporidium)을 연구했다. 에이즈 환자들이 이 균에 감염되면 두 달가량 심각한 설사를 하다가 탈수 현상으로 사망하게 된다. 나는 이 균을 진단할 수 있는 진단 시약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참여했고 마침내 성공했다.
89년 12월 마침내 꿈에 그리던 박사학위를 받았다. 진학할 대학이 없던 공부 못하는 문과 학생이 적성에도 맞지 않는 이과 공부를 시작한 지 15년 만에 과학 선진국 미국에서 미생물·면역학 박사학위를 받게 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고3 때 우리 집을 방문했던 김명진 교수님이 너의 꿈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아무 생각 없이 “교수요”라고 했던 대답이 현실로 이루어졌다. 이듬해 2월 모교인 건국대 생물학과 교수로 돌아온 것이다.
주님은 내가 인내하고 순종하게 하셨고 기도하며 믿음으로 버티게 도와주셨다. 절망적인 상황에 몰릴 때도 주님의 귀는 나의 기도를 듣고 계셨다. 나는 나의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했다.
정리=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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