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삼 목사의 신앙으로 세상 읽기] 나봇의 포도원에서 보는 ‘권력의 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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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왕기상 21장에 보면 나봇의 포도원을 갈취한 아합 왕을 심판한 이야기가 나온다.
아합을 하나님의 심판대 위에 서도록 만든 문제의 본질은 무엇일까.
아합 왕의 왕궁 가까이에 '나봇의 포도원'이 있다.
불행하게도 아합에게 주어진 권력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무기로 사용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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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왕기상 21장에 보면 나봇의 포도원을 갈취한 아합 왕을 심판한 이야기가 나온다. 아합을 하나님의 심판대 위에 서도록 만든 문제의 본질은 무엇일까. 가끔 교인들에게 이런 질문을 할 때가 있다.
“여러분, 부자와 가난한 자가 싸우면 누구의 편을 들어야 할까요?” 이때 ‘가난한 자요’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성경은 가진 자와 가지지 않은 것을 기준으로 말하지 않는다. 명확한 기준은 ‘옳은 자’의 편에 서는 것이다. 물론 가진 자가 나쁜 짓을 할 가능성이 훨씬 더 큰 것이 사실이다. ‘죄’와 ‘유혹’은 누구나에게 동일하지 않다. ‘권력’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권력으로 인해 유혹의 가능성에 훨씬 더 많이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나봇의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 아합 왕의 왕궁 가까이에 ‘나봇의 포도원’이 있다. 왕궁이라고 하니 웬만한 것은 다 갖추고 있었을 것이지만 나봇의 포도원이 더해진다면 환상적인 왕궁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아합의 욕망이 죄는 아니지만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죄를 지어야 했다. 치명적인 것은 ‘죄를 가능케 하는 권력’이 그에게 주어져 있었다는 사실이다.
카일 아이들먼은 저서 ‘오늘, 제자로 살기’에서 ‘사로잡거나, 잡히거나’ 선택하라는 말을 한다.
“전문가들은 우리가 처음 새로운 생각을 하면 그 생각은 마치 숲속에 길을 새로 뚫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한다.(중략) 숲속의 길처럼 이 경로는 처음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 길을 계속해서 사용하다 보면 오래지 않아 원래부터 있었던 길처럼 변한다.(중략) 모든 생각을 사로잡는다는 것은 모든 생각을 땅바닥에 넘어뜨려 억지로 예수님께 복종시킨다는 뜻이다. 둘 중 하나는 사로잡히게 되어 있다. 진리의 힘으로 우리의 생각을 사로잡든가 우리가 거짓된 생각에 사로잡히거나 둘 중 하나다.”
중요한 것은 죄를 짓지 않기 위해 우리의 생각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최초의 인간 아담도 가지지 못한 것 때문에 죄를 지은 것은 아닌 듯하다. 하나님께서 그에게 ‘자유의지’라는 권력을 주시지 않았더라면 결코 짓지 못할 죄를 지은 것이다.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 흉기로 변한 것이다. ‘권력’은 의지의 통제를 받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법 앞에 서야 하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아합에게 주어진 권력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무기로 사용되고 말았다.
유혹에 넘어가는 패턴은 대개 일정하다. 종종 선배 목사님들이 후배에게 조언을 구할 때가 있다. ‘조언’이라는 말에 속아서 잘못 말하면 관계가 참 힘들어진다. 사실은 조언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이루려는 욕망을 후배 목사를 통해 확증받고 싶어 하는 속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평생 목회를 하면서 살아왔는데 말년이 되니 뭔가 허전하다. 그래서 ‘교권’을 쟁취하는 것으로 삶의 보상을 받으려 한다. 그러나 그 답은 사람에게 구해야 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법’ 앞에 서야 하는 것이다. 아합은 ‘성경적 조언’인 척하는 이세벨의 감언이설을 못 이기듯 따라 준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 일이 진행되는 모든 과정 가운데 속마음을 보시고 무섭게 질책하신다. 오스왈드 챔버스는 ‘주님은 나의 최고봉’에서 이렇게 말한다. “언제나 당신이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설 것을 기억하십시오. 당신이 아는 가장 거룩한 빛 가운데 걷도록 하십시오. 당신이 아무리 거룩한 척하더라도 다른 사람을 향해 드러나는 나쁜 성질들은 사탄의 영에게 이용될 것입니다.”
김병삼 만나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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