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톡!] 가짜는 합심해 세 부풀리기… 진짜는 외로이 가짜와 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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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만희 교주)이 10만명 넘는 교리 수료자를 배출했다고 주장하며 자축행사를 연 지난 12일 정오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
3년여 전 대구 지역을 뒤덮은 '신천지발' 코로나19에 대한 후유증이 아직 가시지 않은 시민들은 신천지의 이번 행사 개최를 앞두고 우려했다고 전해진다.
이번 행사에 신천지가 내세운 10만명의 교리 수료자 숫자도 지난해에 이어 부풀려졌다는 의혹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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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만희 교주)이 10만명 넘는 교리 수료자를 배출했다고 주장하며 자축행사를 연 지난 12일 정오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 이곳에 들어선 한 대형 카페에 진풍경이 벌어졌다.
수백석에 이르는 자리를 모두 차지하고 삼삼오오 모여 앉은 이들은 저마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폰 속 영상을 뚫어지도록 쳐다보고 있었다. 유튜브로 생중계되고 있는 신천지 행사 영상이었다. 대부분 20, 30대 청년층으로 보이는 그들은 영상 속 고령의 교주 메시지를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몰두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행사장에 못 들어간 신천지 신도들이었다.
같은 시각 대구스타디움 인근 도로에서는 홀로 마이크를 들고 목청껏 신천지 행사를 규탄하는 목회자의 외침이 울려 퍼졌다. 이 목회자는 길을 지나는 신천지 신도 무리를 향해 “유튜브를 통해서라도 제발 한 번만이라도 올바른 요한계시록 교리를 살펴보라”고 외쳤다. 그의 곁에는 신천지에 빠진 가족을 뒀거나 신천지에서 탈퇴한 피해자 예닐곱 명이 전부였다.
신천지는 이만희 교주의 신격화, 잘못된 성경 해석 등의 이유로 한국교회 주요 교단으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됐다. 정통교회 입장에서 신천지는 가짜 개신교다. 하지만 앞선 풍경에서 보듯 가짜는 누구보다 열심히 뭉쳐서 종교 생활에 몰두하고 있었고, 진짜는 홀로 외롭게 가짜와 분투했다.
3년여 전 대구 지역을 뒤덮은 ‘신천지발’ 코로나19에 대한 후유증이 아직 가시지 않은 시민들은 신천지의 이번 행사 개최를 앞두고 우려했다고 전해진다. 특히 신천지가 사실상 재림예수로 여기는 노(老) 교주가 헬기를 타고 화려하게 행사장에 등장하는 장면은 마치 점령군을 연상케 했다. 이번 행사에 신천지가 내세운 10만명의 교리 수료자 숫자도 지난해에 이어 부풀려졌다는 의혹을 받는다.
하지만 이날 시민들의 걱정을 다독이며 이단·사이비 단체의 위험성을 알렸던 지역 교계의 연합과 대처 활동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번 행사를 용인한 대구시장과의 정치적 관계가 고려됐을 것이란 소문도 들렸다. 한 교계 이단 전문가가 늘 입버릇처럼 한탄했던 “가짜는 진짜같이 살고, 진짜는 가짜같이 살아서야 쓰겠는가”라는 말이 와닿은 현장이었다.
이날은 추위가 거셌다. 그저 따뜻한 예배당에서 자기 믿음 지키기에만 급급하면 되는 건지, 이단 피해자들의 외로운 외침은 모른 척 외면하고 있는 건 아닌지 되새겨 볼 때다.
대구=글·사진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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