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미용실이 선교지” 세상 속으로 파고든 재능목회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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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스물다섯의 청년은 신학대학원 입시를 준비하다 몸이 망가졌다.
그는 "교회와 관련해 늘 거론됐던 문제는 교인 수였다. 건물교회의 중심성 때문에 나타나는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세상 속에서 선교 목적을 품고 흩어져 나아가야 할 때다.(행 8:4) 건물 밖으로 나가야 하는 재능목회는 복음 전파를 땅끝까지 가능하게 하는 사역"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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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스물다섯의 청년은 신학대학원 입시를 준비하다 몸이 망가졌다. 장시간 의자에 앉아 생활하던 그는 목디스크 초기와 어깨와 등이 안쪽으로 말리는 ‘라운드 숄더’ 를 진단받았다. 당시 의사의 권고로 운동을 시작했던 그는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헬스’가 재미있고 잘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생활스포츠지도사 2급을 비롯해 총 11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듬해 그는 ‘세상 속에서 어떻게 복음을 전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자신이 다니던 헬스장 골목에서 끽연을 하는 고등학생 열댓 명을 목격했다. 헬스장을 오가며 낯익은 얼굴들이었다. 훈계라도 할까 잠시 고민했지만 “같이 운동하자”고 권유했다. 같이 땀 흘리고 샤워하며 교제를 이어간 지 1년째. 이들 가운데 절반은 복음을 받아들였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황인태(28) 소울브릿지교회 전도사다. 13일 서울 성동구 서울드림교회 비전센터에서 만난 그는 “운동을 전문적으로 가르친다면 헬스장이 학생들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만나는 기회의 장이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만의 ‘재능목회’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재능목회 사역단체인 JD HUB(Jesus&Disciples HUB·대표 이길주 목사)가 ‘N잡러 사역자들의 새로운 목회 패러다임’을 주제로 마련한 포럼에서다.
재능목회는 생계에 초점을 둔 ‘이중직 목회’와는 다소 결이 다르다. 연기를 비롯해 광고홍보와 미용 등 개인적인 재능과 전문성을 교회 사역에 접목한 사역 모델로 볼 수 있다. 목회자가 전문 영역 내에서 사역을 수행하며 그 경험을 교회 안팎에서 복음 전파와 교회 성장에 활용하는 것을 포함한다.
주제 강연자로 나선 이길주(길목교회) 목사는 “재능목회는 생존에 목적을 두는 것이 아닌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삶으로 선교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론으로 사회 속에서 사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능목회는 평신도 사역으로도 연결된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장현주(48) 길목교회 집사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는 2020년부터 미용기술을 가지고 선교지가 아닌 자신의 미용실로 향했다. 머리 손질을 위해 2시간 동안 앉아 있는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끙끙 앓고 있는 고민을 들어줬다. 수개월 교제를 나눈 손님들은 미용실 인근 교회 성도가 됐다.
이 같은 사례를 제시한 이 목사는 “일요일을 제외한 엿새 동안 선교지인 사회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 비신자들과 교류하고 직접 선교한다면 ‘교회 안 신자’로 그치는 것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를 진정으로 알고 싶어하는 성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산율 급감, 학령인구 감소, 지역소멸 가속화…. 한국사회가 처한 상황은 이른바 ‘축소사회’로 빠르게 향하게 만든다. 이 목사는 이 같은 상황에서 재능목회는 축소사회 곳곳을 보듬을 수 있는 틈새 사역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교회와 관련해 늘 거론됐던 문제는 교인 수였다. 건물교회의 중심성 때문에 나타나는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세상 속에서 선교 목적을 품고 흩어져 나아가야 할 때다.(행 8:4) 건물 밖으로 나가야 하는 재능목회는 복음 전파를 땅끝까지 가능하게 하는 사역”이라고 전했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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