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웨딩 정보 투명하게 공개해 고객의 합리적 소비 돕고 싶다”

2023. 11. 1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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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식 예약 플랫폼 ‘스마트 예약’ 선보인 ㈜유모멘트 김수연 대표 인터뷰

예식 견적 조회부터 상담까지 한 번에
‘스마트 예약’ 누적 가입자 1만 명 돌파

‘아펠가모 앳홈’ F&B 사업으로 확대
온라인도 ‘토털 전문 플랫폼’으로 구축

㈜유모멘트의 김수연 대표가 더채플 웨딩홀의 시그니처 향을 담은 디퓨저 ‘피카케’를 들고 있다. 디퓨저는 더채플에서 예식을 진행한 고객에게 결혼 100일 기념 선물로 제공된다. 프리랜서 조인기

‘일생에 한 번뿐’인 결혼식. 그런데 시작부터 만만치가 않다. 원하는 식장의 예식 가능 날짜와 가격을 알아보기 위해선 무조건 직접 방문해야 하고, 방문 예약 일정을 잡는 것조차 하늘의 별따기다. 게다가 플래너의 능력에 따라 견적은 천차만별. 정해진 가격도 없다. 웨딩 전문기업 ㈜유모멘트가 이러한 업계 관행을 탈피한 예식 예약 플랫폼 ‘스마트 예약’을 선보였다.

더채플·아펠가모·루벨 홈페이지에서 진행되는 ‘스마트 예약’ 페이지 캡처 컷. 각 웨딩홀의 잔여타임, 가격 등이 실시간으로 공개된다.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유모멘트 사옥에서 만난 김수연 대표는 “웨딩 서비스는 업계의 오랜 관행 탓에 ‘정보의 비대칭성’이 극한에 다다른 영역”이라며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고객들의 합리적인 소비를 돕겠다”고 말했다. ㈜유모멘트는 아펠가모와 더채플, 루벨 등 세 개의 웨딩홀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Q : 스마트 예약은 어떤 서비스인가.
A : “더채플, 아펠가모, 루벨 각각의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예식 견적 조회는 물론 상담, 예약까지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유모멘트가 운영 중인 총 8개 지점 11개 홀의 잔여타임과 가격을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다.”

Q : 이 같은 서비스를 기획한 계기는.
A : “지금의 세대는 오프라인보단 온라인·모바일, 전화보단 문자나 챗봇 상담에 익숙하다. 웨딩 서비스 역시 그에 맞춰 진화해야 한다. 유모멘트 만의 오프라인의 서비스를 온라인에 그대로 구현하기 위해 1년 넘게 준비했다. 스마트 예약으로 극심한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해 업계를 선도하고, 고객과의 신뢰를 탄탄하게 구축하겠다.”

Q : 고객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A : “8월 14일 첫 출시 이후 두 달 만에 가입자 1만 명을 돌파했다. 더 놀라운 건 예식장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 계약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계약금이 400만~500만원으로 적지 않은 금액인데, 선뜻 계약을 진행한다. 후기도 다양하다.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돼 믿음이 가고, 원하는 정보를 온라인에서 확인하니 오프라인에서 낭비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좋았다고들 한다.”

Q : 업계서도 주목을 받겠다.
A : “웨딩 플래너들이 반기더라. 그들 또한 예식 가능일과 가격을 확인하기 위해선 웨딩홀에 직접 전화해야 했는데, 더채플·아펠가모·루벨의 웨딩홀만큼은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어 고객 상담에 큰 도움이 된다는 반응이다. 온라인으로 모든 정보를 공개하는 데에 두려움도 있었지만 앞으로 다른 웨딩홀들도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에 함께 동참하리라 기대한다.”

Q : 향후 추가하고 싶은 서비스는.
A : “요즘 세대들은 틀에 박힌 결혼식이 아니라 자신만의 콘텐트를 담은 웨딩의식을 원한다. 그래서 준비 중인 게 ‘나만의 예식 만들기’다. 신랑신부 입장부터 혼인서약, 축가, 본식 촬영까지 식순을 미리 짜보고 구현해 볼 수 있도록 게임 형식으로 제작하고 있다. 가상 홀 투어를 할 수 있는 미디어 콘텐트도 준비 중이다. 다각도로 촬영된 웨딩홀의 영상 또는 사진을 통해 실제 웨딩홀의 분위기와 편의시설을 더욱 생생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Q : 신혼부부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도 있다던데.
A : “살아가면서 중요한 순간들을 ‘향기’로 기억하곤 한다. 결혼식의 감동이 향기처럼 은은하게 남아있길 바라는 마음에 더채플의 시그니처 향을 개발해 디퓨저로도 출시했다. 더채플에서 예식을 진행한 고객에게 결혼 100일 기념 선물로 제공하고 있는데, 만족도가 높다. 더채플의 시그니처향은 ‘피카케꽃’의 묵직하면서도 달콤한 향과 시원한 베티버의 향기 담았다. 여기에 베르가모트의 상큼한 향을 더해 ‘웨딩의 순간’을 추억하게 해준다. 디퓨저는 더채플 라운지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Q : 웨딩사업뿐 아니라 가정간편식(HMR) 시장까지 진출했다.
A :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결혼식이 축소되고 줄줄이 취소되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뭘 할 수 있을까 고심하다 우리의 강점인 ‘웨딩 음식’을 떠올렸다. 한 해 150만 명의 음식을 제공했던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데다 맛 또한 검증을 받았기에 자신 있었다. 실제로 아펠가모는 ‘밥펠가모’라고 불릴 만큼 예비부부들 사이에서 웨딩 뷔페가 맛있기로 정평이 나 있었다. 팬데믹으로 외출이 제한되면서 배달음식과 밀키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진출했는데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가정에서 치르는 소규모 행사와 모임에 적합한 ‘홈 뷔페 딜리버리 서비스’가 큰 호응을 얻었다. 주문한 음식을 라이브 키친에서 조리해 전하기 때문에 일반 배달 음식과는 퀄리티에서 차이가 난다. 품격 있는 호텔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맛볼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인기 메뉴들은 밀키트로도 출시했다. 본격적인 F&B(식음료) 사업을 전개하고 카테고리를 확장하기 위해 지속해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Q : 지난해 국내 최초 브라이덜 전문 스파 브랜드 ‘트리츠 스파’ 기획을 주도했다.
A : “수많은 웨딩 고객을 만나면서 웨딩 고객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브라이덜 전문 스파를 떠올렸고, 좋은 기회로 기획에 참여해 전략적 제휴까지 맺었다. 단순히 예비 신부에 초점을 맞추기보단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 결혼 이후엔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을 떠올릴 수 있도록 ‘삶의 긴 여정을 함께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요즘은 결혼식 당일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관리하는 신랑도 많다. 그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눈여겨볼 만하다. 트리츠의 스파 서비스는 단독 건물의 단독 룸에서 프라이빗하게 진행돼 신랑신부가 함께 안심하고 받을 수 있다. 이러한 트리츠 스파만의 특별함 때문에 트렌드에 민감한 셀럽들은 물론 임시완, 강소라 등 스타들도 즐겨 찾는다.”

Q : 추가로 준비하는 신사업이 있나.
A : “기존의 웨딩홀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트렌드를 이끌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웨딩 서비스 및 웨딩홀 모델을 선보이려 한다. 지금은 단순히 웨딩홀 계약만 이뤄지는 온라인 플랫폼 역시 ‘토털 웨딩 전문 플랫폼’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비즈니스 영역을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 확장하고 싶다. 우리가 직접 해외로 진출하는 것뿐 아니라 해외에 있는 사람들이 우리를 찾아 한국을 방문하는 것 또한 다른 의미의 ‘글로벌 진출’이라 생각한다.”

Q : 유모멘트를 통해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일은.
A : “결혼은 인생에서 가장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다. 그 시작인 결혼식을 우리와 함께한 고객들의 삶에 끝까지 동행하는 ‘라이프스타일 파트너’가 되고 싶다. F&B부터 리빙, 웰니스까지 전 분야를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 무엇보다 지금의 유모멘트가 있기까지 힘을 보태준 모든 임직원과 그 결실을 같이 누리길 소망한다.”

박지원 중앙일보M&P 기자 park.jiwon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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