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비만 200억 ‘이순신대교’…우려 속 국도 승격 가능할까
전남 여수시와 광양시를 잇는 이순신대교(2.26㎞) 유지·관리비가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통 후 10년간 400억원이 넘는 보수비용이 든 데 이어 내년 한 해에만 200억원에 달하는 유지관리비 ‘폭탄’이 예상된다.
13일 전남도에 따르면 2013년 2월 이순신대교 개통 이후 올해까지 유지관리에 총 443억원이 투입됐다. 여수국가산단과 포스코 광양제철소 등을 오가는 대형 자동차의 통행이 잦은 탓에 도로 표면이 패거나 균열이 발생하는 일이 속출해서다. 이순신대교 유지관리비는 전남도(33.3%)·여수시(42.7%)·광양시(24.0%)가 분담해서 낸다.
이들 지자체는 지난 4월로 하자보수 기간이 끝났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간 건설업체가 부담해온 보수비용 전체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남도는 당장 내년에만 200억원 정도 들 것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 중이다. 내년 유지관리비 추산액(73억원)에 경관조명(40억원)과 교각 내·외부 도장(40억원), 행어로프 보수(25억원) 등이 추가된 비용이다.
이순신대교 유지관리비 규모는 개통 이후 매년 증가해왔다. 개통 직후인 2014년~2016년 3년간 총 57억원이던 게 2017년~2019년 117억원까지 늘었다. 2020년~2022년 3년간은 188억원을 쓴 데 이어 올해만 80억원 이상이 투입된다. 2020년 이후 연간 60억원 정도 썼는데 올해는 20억원 정도 늘었다. 전남도는 올해 32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지난 6월부터 정밀안전진단에도 착수했다.
이순신대교는 국비 1조700여억원을 들여 건설한 현수교다. 개통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현수교 주탑(270m)을 세워 국내·외 주목을 받았다. 서울 남산(262m)보다 높은 주탑과 주탑 사이 거리(1545m)는 세계에서 6번째로 길다.
100% 국내 기술로 건설된 현수교로 평가받던 다리는 개통 후 우여곡절을 겪었다. 여수세계박람회에 맞춰 2012년 5월 임시개통 당시 에폭시 포장이 크게 파손됐다. 2014년 6월에는 교각 포장층에 균열이 발생해 전면 보수했다. 당시 시공사 측은 60억원 이상을 들여 기존 포장을 걷어내고 아스팔트 전체를 다시 깔았다.
전남도 등은 내년 4월 완료될 정밀안전진단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천문학적인 유지관리비를 부담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남도 안팎에선 “노면 노후화 등을 넘어선 구조물 변형·균열 등 중대 하자가 발생하면 매년 100억~200억원을 쏟아붓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전남도와 여수시·광양시 등은 이순신대교의 국도 승격을 촉구하고 있다. 다리 개통에 따른 공적 효과가 큰 만큼 국도 59호선을 연장해 국가가 직접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호규 전남도 건설교통국장은 “산단 진입도로로 건설된 이순신대교는 광양과 여수 지역을 직접 연결하는 기반시설 역할도 크다”며 “정부가 여수산단에서만 매년 국세로 6조원을 징수하는 만큼 물류비용 절감과 교통량 분산 등에 대한 기여도를 감안해 국도로 승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유지보수비 문제와 별개로 이순신대교가 국도 역할을 어느 정도 수행하고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교통량과 이동시간 등을 토대로 한 용역 결과가 내년 3월쯤 나오면 기재부와 협의를 거쳐 국도 승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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