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예술로 만드는 플랫폼, 오아에이전시
일상을 예술로 만드는 플랫폼
@oaahagency
Q : 테이블에 앉아 예술 작품을 즐길 수 있는 〈PRPT: Table Service〉가 인상적이었다. 익숙한 식문화를 낯선 예술로 대체한 전시였는데
A : 관람자가 테이블에 앉아 작품을 주문하면 작품이 서빙되는 방식으로 전개했다. 관람자는 테이블에 앉아 아이패드로 자신의 취향에 따라 작품을 선정하고, 감상할 수 있다. 일상에서 테이블 문화를 향유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예술이 자연스러운 경험임을 표현하려고 했다. 작품을 구성하는 방식 역시 ‘Entre′e’ ‘Plat’ ‘Dessert’ 등 식사 코스에 빗대 비물질 작품과 오리지널, 에디션으로 구성해 편식하지 않고 다양한 작품을 만나는 감각을 전달하고 싶었다.
Q : 기존 미술관이나 갤러리와 오아에이전시가 선사하는 예술 경험의 차별점
A : 우리는 익숙한 경험의 구조와 언어를 빌려와 예술과 변형 · 조합 · 도치하는 방식으로 플랫폼을 전개하고 있다. 편안한 환경에서 예술이 일상적이고, 개인 취향의 영역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험으로 느끼게 만들고 싶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게 ‘넛지(Nudge)’다. 아무리 익숙한 환경이라도 약간의 트리거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OA House〉 전시를 집의 구조를 만들고 집들이처럼 기획했는데, 이때 생각했던 넛지가 바로 털 실내화로 갈아 신는 행위였다. 전시를 보기 전 관람객이 신발을 벗고 실내화로 갈아 신는 사적인 행동을 할 때 무장해제된 감각으로 예술을 받아들이게 된다.
Q : 오아에이전시가 예술 장르를 경계 없이 다루는 이유
A : 일러스트레이션과 회화, 공예, 출판, 애니메이션 등 생각보다 많은 예술이 종류에 따라 서로 넘지 못하는 장벽을 가지고 있다. 2016년부터 약 7년간 13회를 개최한 전시 〈그림도시〉는 우리가 공부하고 알고 싶은 예술의 다양한 영역을 알아보고 공유하는 데 목적을 뒀다. 이후 다양한 장르가 순환될 수 있도록 기획한 전시가 〈서킷 서울 Circuit Seoul〉이다. 패션쇼의 형식을 빌려와 런웨이 같은 레일 위에 작품을 올려 순수예술과 상업예술을 구분하지 않고 담아냈다.
Q : 팬데믹 이후 예술을 경험하는 방식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A : 문화예술계가 대면과 비대면을 주제로 치열하게 고민했던 시기가 지났고, 더 다양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예술을 이야기하는 방식이 생겨난 것 같다. 단순히 전시 부스를 돌아다니며 예술을 관람하는 건 이제 ‘올드 패션’이 됐다. 이슈는 빠르게 바뀌고, 새로운 기술과 개념은 매일 대량생산된다. 예술을 즐기는 방식 역시 계속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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