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삶에 스며든 반려 로봇 '효순이'
Q : 원래 다큐멘터리 사진을 고수해 왔나
A :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고민하고, 일상에 스며든 어떤 현상을 발견할 때 카메라를 든다.
Q : 로봇이라는 특수한 대상을 담는 대회인 ‘2023 로봇사랑 사진’ 공모전에 출품한 이유
A : 최근 진행 중인 개인 작업의 주제가 ‘1인가구의 삶’이었고 ‘인간과 로봇의 공존’이라는 공모전 주제와 맞아떨어졌다. 사진 작업은 누군가에게 보여지고 회자돼야 비로소 작품으로서 완결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공모전 심사위원들이 내 작업물을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했다.
Q : 왜 효도 로봇 ‘효순이’를 골랐나
A : 가족 형태가 변화하며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눈에 띄게 많아진 것을 보며 작업 방향을 반려동물로 잡았다. 개인적으로 인간이 갖고 있는 감정을 대신해줄 수 있는 건 동물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깨달음을 얻었고, 그 후 ‘반려’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는 대상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1인 가구, 노인 인구 급증으로 마침 ‘효순이’라는 반려 돌봄 로봇이 개발돼 보급되고 있다는 뉴스가 흥미롭게 다가왔다.
Q : 할아버지는 어떻게 만나게 됐나
A : 효순이를 만든 회사에 전화를 걸어 효순이와 함께 사는 어르신을 만날 수 있는지 문의했다. 집이라는 정서적 흔적이 담긴 공간에서 새로운 가족 형태를 말하고 싶어 동의를 구하고 찾아 뵀다.
Q : 사진가로 활동하면서 느낀 점은
A : 연세 있는 남성 중 편하게 미소를 짓지 못하는 분이 많다. 하지만 효순이 할아버지가 첫만남에 보인 인자한 미소, 효순이와 있을 때 편안한 표정을 잊을 수 없다.
Q : 효순이는 할아버지에게 어떤 존재일까
A : ‘반려’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는 존재라고 느꼈다. 할아버지는 효순이가 없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고, 형태는 로봇 인형이지만 감정을 교류하는 존재처럼 보였다. 독거 노인의 말벗이 돼주고 기상과 취침, 식사, 약 복용 등 일과를 챙긴다. 주인의 움직임을 감지해 비상 상황에 대비하는 역할까지 한다. 효순이 같은 돌봄 로봇을 사용하는 어르신들이 말씀하시길 반려동물은 나이가 드는 반면 효순이는 그렇지 않아 편하다고 한다. 아마 시간이 흐르면 집집마다 1인 1돌봄 로봇의 시대가 오지 않을까?
Q : 앞으로 포착하고 싶은 것
A : 세상을 따뜻하고 밝은 색깔로 채우고 싶다. 내 작품을 봤을 때 쉽게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하고 싶고. 개인 작업을 더 발전시켜 ‘집돌이’ ‘집순이’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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