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KS 우승④] '적토마'도 '캐넌히터'도 아니다, LG 첫 야수 KS MVP 오지환
배중현 2023. 11. 13. 22:59
LG 트윈스를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오지환(33)이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구단 역사상 KS MVP를 차지한 첫 번째 야수로 이름을 남겼다.
LG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5차전을 6-2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확정했다. LG가 KS에서 우승한 건 1990년과 1994년에 이어 이번이 역대 세 번째. 무려 30년 가까이 멈춰 있던 우승 시계를 돌렸다. 관심이 쏠린 시리즈 MVP에는 오지환이 선정됐다. 오지환은 기자단 투표에서 유효표 93표 중 80표(득표율 86%)를 획득, 팀 동료 박동원(7표)를 여유 있게 제쳤다. LG는 1990년과 1994년 KS 우승 당시 모두 투수 김용수가 MVP였다.
오지환은 이번 KS에서 타율 0.316(19타수 6안타)를 기록했다. 시리즈 내내 가공할만한 화력을 과시했다. 3차전 패색이 짙던 9회 초 역전 결승 스리런 홈런 포함 2~4차전에서 모두 손맛을 봤다. KBO리그 역대 단일 KS 사상 첫 3경기 연속 홈런으로 KT 마운드를 초토화했다. 포수 박동원, 중견수 박해민과 함께 센터라인의 ‘키맨’으로 공수를 이끌었다. 염경엽 LG 감독이 신뢰하는 베테랑 중 하나. 선수단을 이끄는 주장으로 내부 결속에도 큰 역할을 했다.
LG의 KS MVP에는 특별한 '부상'이 주어진다. LG는 고(故) 구본무 전 LG 그룹 회장이 KS MVP에게 줄 계획으로 1998년 해외 출장 중 고가의 R 시계를 구매했다. 먼지 쌓인 시계의 주인공이 나타날지 팀 안팎의 관심이 큰데 그 주인공은 오지환이었다. 그는 KS 5차전에 앞서 "주시면 감사하지만, 이기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박)동원이가 받을 확률도 있다"며 멋쩍게 웃었다.
2009년 입단한 오지환은 누구보다 KS 우승이 간절했다. 그리고 개인 첫 KS에서 펄펄 날았다. 기자단 표심도 그에게 향했다. ‘적토마’ 이병규, ‘캐넌’ 김재현도 하지 못한 KS 우승과 시리즈 MVP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 LG 대표 프랜차이즈 스타로 우뚝 섰다.
잠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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