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MVP에게" 구본무의 선물…'롤렉스' 드디어 세상 빛 봤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우승 염원을 상징하는 롤렉스 손목시계가 공개됐다.
LG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KT 위즈를 6-2로 눌렀다. 이로써 4승1패로 프로야구 패권을 차지했다. 1994년 이후 무려 29년을 기다려온 순간이다.
이날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에는 LG의 우승 염원을 상징하는 롤렉스 시계가 공개됐다. 이 시계는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이 1997년 해외 출장을 떠났다가 LG의 3번째 우승을 기원하면서 직접 구입했다. 당시 돈으로 8000만원 상당의 고가였다.
구 선대회장은 이 시계를 구단 관계자에게 건네면서 "다음 한국시리즈 MVP에게 선물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끝내 그 시계를 MVP에게 채워주지 못한 채 2018년 세상을 떠났다.
LG 구단 금고 속에서 잠들어 있던 이 시계는 이날 마침내 세상의 빛을 봤다. 오래토록 주인을 찾으면서다. LG 주장이자 유격수인 오지환이다.
오지환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9회초 역전 결승 3점포를 터트리는 등 5경기에서 3홈런 8타점으로 맹활약해 MVP로 선정됐다. 기자단 MVP 투표에서 총 93표 중 80표(86%)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오지환은 “한국시리즈 MVP라니 가슴이 벅차다. 최강 LG의 왕조는 이제 시작”이다고 웃었다.
이어 “롤렉스 시계는 구광모 구단주에게 돌려드리겠다.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사료실 보내고 대신 다른 선물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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