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장' 베트남 젊은이도 드러눕나…비싼 집값이 낳은 '탕핑족'
1억명에 가까운 인구에 지난해 8%의 경제성장까지 기록한 베트남에서도 중국판 MZ세대로 불리는 ‘탕핑족’이 등장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에선 중국의 ‘탕핑’(躺平)에 동참하는 젊은 세대가 빠르게 늘고 있다. 탕핑은 “평평하게 누워있기”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최근 중국에선 “열심히 일을 해도 대가가 없는 오늘의 중국 사회의 현실에서 그저 최선을 다해 눕는게 현명하다”는 자조적 표현으로 쓰인다.
SCMP는 “‘일이 지루한가요’라는 간단한 질문에 긍정으로 답하면 가입할 수 있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탕피족들이 모이고 있으며, 현재 82만8000명의 팔로워가 있다”고 전했다.
가장 큰 문제는 높은 집값이다. 22세 베트남 여성 지앙 판은 “일하러 도시에 왔을 뿐인데 호치민시의 집값은 너무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규직 디자이너 일에 영어 강사로 부업까지 하지만, 매달 버는 돈은 1300만동(약 70만원) 수준이다. 그는 낮은 소득으로 에어컨도 없는 30㎡(약 9평) 방에 룸메이트와 산다.
하노이의 한 명문대 연구조교인 칸 도(22)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월급으로 1000만동(약 54만원)을 받는 그는 시 외곽의 저렴한 아파트에 세를 들어 산다. 호치민시의 가구당 월 평균 수입은 약 1500만동(약 82만원)인 반면, 아파트 평균 가격은 60억동(약 3억2640만원) 수준이다.
SCMP는 “기술·제조 분야 외에서 채용된 근로자들에게는 베트남의 고성장이 체감되지 않는다”며 “특히 이들에겐 집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적다”고 지적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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