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의 29년’ 끝냈다… LG 트윈스, 한국시리즈 제패

5차전서 KT 위즈에 6대 2… KS 전적 4승 1패
1994년 이후 29년 만에 우승 트로피… 통산 3번째
MVP는 KS 3경기 연속홈런, 주장 오지환 ‘영예’

길고도 길었던 LG의 염원이 이뤄지는데 29년이 걸렸다.

LG 트윈스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KT 위즈와 5차전에서 6대 2로 이겼다. LG는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기록,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었다. 1990년, 1994년에 이어 29년 만에 통산 3번째 우승이다.

1994년 이후 LG는 29년간 우승을 하지 못했다. 올해 이전 마지막 한국시리즈 진출은 2002년이었다. 당시 삼성 라이온즈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이후 2000년대 중반에는 암흑기를 맞기도 했다. 많은 스타 선수들이 팀을 지탱했지만, 좀처럼 무관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LG는 2020년대부터 강팀 반열에 올라섰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번번이 무너지며 좀처럼 우승과 연을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정규리그에서 86승 2무 56패로 정규리그 1위에 올랐고, 기세를 모아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하며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LG는 1차전에서 역전패를 당하며 삐끗했지만, 2차전부터 내리 4경기를 잡았다. 2·3차전에서 막판에 터진 박동원, 오지환의 홈런으로 극적인 뒤집기를 펼쳤고, 그 기세를 몰아 4·5차전을 연거푸 승리해 통합 우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시리즈 MVP는 세 경기 연속 홈런을 쳐낸 오지환이 차지했다. 오지환은 기자단 투표 93표 중 80표, 득표율 86%로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2021년 이후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렸던 KT는 LG의 막강 화력을 막지 못해 준우승을 기록했다. 특히 3차전에서 오지환에게 역전 스리런을 맞으며 7대 8로 패배한 후유증이 컸다. 그래도 KT는 시즌 초반 최하위까지도 내려갔지만 6월 이후부터 꾸준히 승리를 쌓으며 한국시리즈에 오르는 등 선전을 펼쳤다.

LG는 3회말 0의 균형을 깼다. 문성주의 안타와 신민재의 볼넷, 홍창기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 찬스를 만들었고 박해민이 우익 선상으로 2타점 2루타를 때렸다. 박해민은 곧바로 3루를 훔쳤고, 김현수의 내야 땅볼 때 홈으로 들어와 추가 득점을 뽑았다.

이후 박해민은 수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LG의 선발 투수 케이시 켈리가 4회초 2사 1, 2루에서 대타 김민혁에게 안타성 타구를 맞았는데 박해민이 몸을 날려 이를 잡아냈다.

분위기가 완전히 LG로 넘어간 순간이었다. LG는 5회초 켈리의 폭투로 한 점을 내줬으나 곧바로 5회말 무사 2, 3루에서 김현수의 2타점 적시타가 터져 5대 1로 벌렸다. 이후 6회말에는 문보경의 2루타와 박동원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3루에서 문성주가 1타점 적시타를 때려 6-1로 달아났다.

KT가 7회초 1점을 만회했지만 타선의 응집력이 떨어져 경기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LG는 9회초 등판한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배정대를 상대로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아내며 우승을 확정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