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대통령 “하마스, 히틀러 서적 밑줄까지 치며 공부”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공식 엑스를 통해 공개한 아돌프 히틀러의 저서 『나의 투쟁』 아랍어 번역본. 사진 이스라엘군 엑스 캡처

유대인을 학살한 아돌프 히틀러의 사상과 인생이 담긴 자서전 『나의 투쟁』(MeinKampf)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대원 소지품에서 발견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3(현지시간) BBC는 아이작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이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헤르조그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며칠 전 이스라엘군이 하마스가 사용했던 가자지구의 한 집 어린이 방에서 히틀러의 반유대주의 저서 ‘나의 투쟁’ 아랍어 번역본을 발견했다”며 “하마스는 유대인을 증오하는 히틀러의 이념을 학습하고 또 학습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헤르조그 대통령은 이 책을 직접 펼치기도 했다. 그는 “책 내부에는 히틀러의 사상을 학습한 자신만의 메모와 밑줄까지 있다. 이 책은 홀로코스트로 이어진 책이자, 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진 책”이라며 “이런 종류의 물건은 가자지구의 학교에서까지 발견된다. 이것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진짜 전쟁’”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전날 이 같은 사실을 공식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서도 알린 바 있다.

『나의 투쟁』은 1923년 히틀러가 뮌헨 쿠데타에 실패한 이후 바이에른 감옥에서 정치범으로 옥살이하던 중 쓰기 시작한 책이다. 2년 뒤인 1925년 출간된 이 책에는 히틀러의 인생사 외에도 아리안 인종의 순수성과 유대인에 대한 혐오감을 강조한 그의 사상 전반이 담긴 것으로 평가된다.

아이작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 AFP=연합뉴스

헤르조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응이 과도하다는 지적 속에서 나온 것이다.

이날 그는 연료 부족으로 작동을 멈춘 것으로 알려진 가자지구 최대 병원 알시파에 대해서도 “병원의 모든 것은 작동 중”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이스라엘군은 국제인권법을 모두 준수하며 작전 중”이라며 “많은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 것을 알고 있지만, 대부분은 (민간인을 방패로 이용하는) 하마스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알시파 병원은 현재 연료 공급 중단으로 전기가 끊겨 미숙아 6명이 사망하는 등 의료 재난이 닥쳤다는 입장이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