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감독 "정우성, 페르소나 NO…멋지게 늙었다" [인터뷰 종합]

윤현지 기자 2023. 11. 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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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이 정우성을 향한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13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 배우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박해준, 김성균 등이 출연한다.

이날 김성수 감독은 시사 후 좋은 반응에 대해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그런데 그 정도 작품은 아닌 것 같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처음에는 감독 제안을 거절했다는 그는 "이 소재가 저에게 왔을 때 너무 꿈꾸던 것이었다. 시나리오가 좋았다. 너무 소망했던 것이라 '앗, 뜨거'같은 느낌이 있었다"며 망설였던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는 반란군들이 승리하는 얘기지 않나. 주변에서 '안 그래도 너는 악당을 잘 그리잖아' 하더라.(웃음) 자신도 없었지만 생각하다 보니까 안 하면 안 되겠더라"라며 작품을 연출하게 된 계기를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스태프는 저와 같이 일하던, 제가 신뢰하는 최강의 팀이 모였다. 배우도 막 붙더라. 일부는 굉장히 작은 역할이고 지방에서 찍어야만 했는데, 황정민, 박해준만 대사가 있는데도 서울에서 와주시고 그랬다"고 배우, 스태프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어 "다들 좋아서 하는 거라고 하더라. 연배가 저보다는 어리지만 이 시절을 건너온 사람이기 때문에 자기들이 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에 한 축을 한다는 게 가진 재능을 기부하고, 참여하는 느낌이 들은 것 같다. 이런 배우, 스태프를 데리고 찍는다는 것은 감독이 누릴 수 있는 감독의 호사다. 제작사에서도 전폭적으로도 도와주셨다"고 털어놨다.

'아수라'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을 맞추게 된 황정민에 대해서는 "장례식에서 폭주하는 장면을 찍을 때 진짜 사람을 해칠 것 같더라. 배우가 아니라 캐릭터가 된 것 같았다. 마치 '곡성'에서 빙의한 것처럼. 한 번도 배우에게 그런 느낌을 못 받았다"라며 감탄했다. 

또한 그는 오래 호흡을 맞춘 정우성에 대해서 "페르소나가 아니다"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어려서부터, 저는 30대 중반, 정우성은 20대 중반부터 같이 했다. 사석에서는 호형호제하면서 지낸다. 항상 보다 보니까 내가 그의 늙어가는 얼굴을 못 느꼈다"고 정우성과의 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잘생긴 얼굴을 망가뜨려서 뭘 하려고 하는데 망가뜨리다 보면 괜히 그랬다 싶을 때도 있고.(웃음) 빛나는 세월이 지나도 탈색되지 않는 미모를 가지고 있다"고 얼굴에 대해 감탄했다. 

'서울의 봄'에서 막바지 이태신(정우성 분)이 바리케이트를 넘어오는 장면을 언급하며 "카메라로 넘어가는 용맹함과 넘어가다 보면 구차해지는 행동에서 나오는 초라함이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힘들어하고 넘어와서 정민 씨 앞에서 설 때 '이 사람 참 멋있게 나이 들었다'고 생각했다. 옛날 얼굴과는 다르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인물과 가장 많은 차이점을 가진 이태신 역에 대해 "시나리오에는 이태신이 분량이 작았다, 강직하고 더 불같았다. 이야기를 쓰면서는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원하는 리더, 지켜줄 사람은 그런 마초보다는 깊은 호수 같고 바다 같은, 고요하게 대비되는 사람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우성은 그런 모습이 있다. 이야기를 많이 하고 논쟁을 하기도 했다"라며 "영화 속 이태신은 조금 더 능동적인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이름을 바꿨고, 그렇게 하는 게 그분에 대한 예우가 아닌가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다들 큰돈 들여 투자해준 것이지 않나. 다들 힘드니까, 나라도 그분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 이건 내 개인적인 바람이고"라며 "영화가 어떻게 기억되는 것은 제 바람대로 되지 않더라. 보시는 분들이 결정할 부분이다"라며 겸허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의 봄'은 오는 22일 개봉한다.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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