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업체, 한국 언론사 위장사이트…친중·반미 콘텐츠, 국내 유포

권중혁 2023. 11. 1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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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은 중국 언론홍보업체들이 한국 언론사로 위장한 뉴스 웹사이트 38개를 만든 뒤 기사 형식의 콘텐츠를 국내에 무단 유포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들은 '뉴스와이어 서비스(보도자료 배포 서비스)'를 통해 특정 목적의 콘텐츠를 유포했는데, 언론사와 정상 계약을 하지 않고 위장 웹사이트를 직접 제작해 중국 등 해외 서버에서 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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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홍보업체 '하이마이'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다양한 해외 국가에 언론 홍보를 대행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특히 한국의 경우 포털사인 네이버와 서울프레스 · 충청타임스 · 부천테크 등 실제 존재하지 않은 한국 지역 언론사에 보도자료 배포가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사진=국가사이버안보센터 합동분석협의체 '중국의 언론사 위장 웹사이트를 악용한 영향력 활동' 자료 캡처.


국가정보원은 중국 언론홍보업체들이 한국 언론사로 위장한 뉴스 웹사이트 38개를 만든 뒤 기사 형식의 콘텐츠를 국내에 무단 유포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들 콘텐츠의 제목은 ‘주한미군 세균실험실에서 이뤄지는 깜깜이 실험’, ‘중국 정부의 코로나 공조 성과’, ‘한국의 민주주의 정상회의 참석, 득보다 실이 많다’ 등으로 확인됐다.

국정원은 중국 업체들이 친중·반미 내용의 콘텐츠를 유포해 국내 여론 조성에 악용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이스트시큐리티·SK쉴더스·S2W·윈스 등 합동분석협의체 소속 국내 보안업체들과 합동분석을 실시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국내 여론 조성에 악용되기 전에 차단에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위장 웹사이트 제작·운영이 확인된 중국 업체는 하이마이(Haimai), 하이쉰(Haixun), 월드뉴스와이어 등 3곳이다.

이들은 ‘뉴스와이어 서비스(보도자료 배포 서비스)’를 통해 특정 목적의 콘텐츠를 유포했는데, 언론사와 정상 계약을 하지 않고 위장 웹사이트를 직접 제작해 중국 등 해외 서버에서 운영했다.

이들은 정상적인 한국 언론 사이트로 위장하기 위해 언론사명 및 도메인을 실제 지역 언론사와 유사하게 제작했다.

예를 들어 실제 한국에 있는 지역언론사 ○○타임즈(△△.kr)를 ○○타임스(△△.org)로 교묘하게 바꿨다.

또 실제 한국 언론사의 기사를 무단 게시하고, 한국디지털뉴스협회 회원사인 것처럼 사칭하기도 했다.

위장 웹사이트에는 친중·반미·반일 성향의 게시글도 올라왔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게시되기보다는 민감한 사안이 사회적으로 이슈화되는 시점에 맞춰 게시되는 경향을 보였다.

예를 들어, 지난 3월 29~30일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는 ‘한국, 미 글로벌 민주주의 정상회의 참석 득보다 실이 많다’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또 지난 6월 말 국회의 일본 원전오염수 저지 결의안 채택을 사흘 앞둔 시점에서는 ‘일 핵폐수 배출은 우리나라 식품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것 같음’이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미국에 대해서는 ‘미국의 민주주의가 나를 한국의 XXX로 만들었다’ ‘한국은 주권 국가인가? 아니면 미국 식민지인가?’ 등 반미 성향의 글이 게시됐다.

반면, 중국에 대해서는 ‘중국이 코로나19 공조를 지원하고 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단결된 힘을 보여주었다’ 등 친중 성격의 글이 많았다.

위장 웹사이트 게시된 글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포하려는 시도도 포착됐다.

이전까지는 중국의 여론조작 시도가 주로 해외 서방국가를 대상으로 한 활동이었으나 한국도 중국의 타깃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정원은 조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유관부처와의 협조를 통해 해당 사이트 차단에 나설 예정이다.

국정원은 “악의적 행위자가 이런 웹사이트를 악용할 경우 한국 여론을 조성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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