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로 성북구청장 “내년 미아리 텍사스촌 완전 철거”
현장구청장실도 활발 운영
지난달 16일부터 신월곡제1구역의 이주가 시작됐다. 이곳에는 서울의 마지막 남은 성매매 집결지인 미아리 텍사스가 있다. 지금까지 많은 구청장들이 이 지역을 개발하겠다고 주장했지만 쉽사리 사업이 추진되지 못했다. 구역 범위가 좁아 수익성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저밀관리구역의 용적률을 역세권이나 고층개발이 가능한 고밀구역에 이양하는 방식으로 개발을 추진했다. 그 결과 이르면 내년 미아리 텍사스는 완전히 철거가 될 전망이다.
이 구청장은 13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아리 텍사스촌 지역은 일대 주민들의 피해가 컸지만 업소를 폐쇄하기도 쉽지 않았고 범위도 작아 개발하는데 어려움이 많은 반면 성북동에는 문화재나 구릉지 등으로 피해를 보는 분이 많았다”며 “이들을 동시에 개발해 성북동 주민들이 용적률을 받도록 해 손실이 나지 않는 방식으로 개발을 해냈다”고 말했다.
실제 성북구는 신월곡1구역을 서울 성곽 등 문화재로 인해 개발이 어려웠던 성북2구역과 결합하는 방식(결합개발정비사업)으로 개발했다. 이는 성북2구역의 용적률을 활용해 고밀개발구역인 신월곡1구역에 추가하고 대신 성북2구역이 일부 수익을 받는 방식이다. 이 구청장은 “이렇게 개발하니 양측에서 모두 손실이 나지 않으니 만족했다”고 설명했다.
성북구에는 이를 포함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124개 구역의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 구청장은 다른 사업들 역시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지난해 8월 부구청장을 단장으로 한 도시정비신속추진단도 설치했다.
이 구청장은 “모든 정비사업 기간을 단축하고 주민 갈등 요인을 없애기 위해서 신속추진단을 만들겠다고 새로운 부서를 만들었고 기술직도 별도로 채용했다”며 “현재 지역에서 여러 주민들과 마찰. 조합과 조합원, 시공사 간의 갈등 등이 있을 때 추진단을 통해 갈등조정위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주민들이 정비사업에 대해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정비사업 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다.
이 구청장이 정비사업의 빠른 추진에 집중하는 이유는 성북구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성북구는 재정자립도가 낮아 기반시설을 만들기 위해선 주거정비가 필수다. 구의 재정으로 도서관을 만들려면 감당할 수 없다”며 “장위뉴타운에는 공공기여를 활용해 공공도서관, 미술관, 복지관 등이 다 들어간다. 이걸 마무리 지으면 환경 개선으로 성북구의 경쟁력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성북구는 지역 특성상 대표적인 상업가도 많지 않다. 이 구청장은 이를 육성하기 위해서 지역 내 7곳(정릉골·꿈의숲 장곡·성북천·배밭골·종암북바위길·석계음식문화거리·월곡달빛오거리)을 선정해 골목형상점가로 육성하고 있다. 그는 “성북구는 주거시설 위주의 지역이다. 다른 곳 비해 상업지역이 굉장히 적다”며 “골목상권 7곳을 지역 특성에 맞게 육성해 다른 권역에서 돈 쓰지 않고 구 내에서 돈을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더 나은 성북구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주민들과 소통도 이어갈 계획이다. 올해 5월 아이행복·청년·공동체·복지·주민자치 등 5가지 주제에 대해 구청장과 주민이 심도 있게 토론하는 ‘주제별 현장구청장실’을 시도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20개 동별 현장구청장실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길음1동에서 시작해 오는 15일 석관동에서 마무리할 예정이다. 참석이 어려운 구민도 영상을 통해 참여할 수 있도록 ‘영상제안’도 신설했다.
이 구청장은 이 과정에서 성북구 내 종교 시설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장구청장실의 경우 다수의 인원이 한자리에 모여 숙의를 할 수 있는 장소는 매우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이 고민을 덜어주신 곳이 바로 성북구의 교회와 사찰”이라며 “특히 올해 하반기 현장구청잘실을 위해 성북구 전역 8개의 교회와 1곳의 사찰이 장소를 내어줬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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