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 1400대 1…"아이브 할 사람?" 10대 '온라인 합작' 열풍
“I’m a baddie, ba-ba-baddie~"
중학생 A양(14)은 요즘 노래 연습에 한창이다. 장기 자랑이나 음악 수행평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동료들과의 합작 프로젝트 때문이다. A양은 지난 6일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만난 멤버 5명과 노래 한 곡을 완성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18일까지 걸그룹 아이브의 'BADDIE'를 파트별로 나눠서 부르기로 했다. A양은 곡 도입부를 맡았다. 완성된 노래는 틱톡·유튜브를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 A양은 “재밌게 노래를 부를 방법을 찾다가 합작 프로젝트를 알게 됐다”며 “함께 만든 성과물에 좋은 반응이 오다 보니, 시간이 날 때마다 참여한다. 이번이 3번째”라고 말했다.

유튜브나 틱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아이돌 그룹 노래를 여럿이서 함께 기여해 부르는 ‘합작’이 10대 초중반 청소년들의 놀이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멤버 또는 음절별로 파트를 나눠 각자의 스타일로 각각의 공간에서 노래를 녹음하고, 이를 붙여 하나의 영상을 완성하는 형태다. 유튜브에 올라온 합작 쇼츠 중 걸그룹 르세라핌의 ‘UNFORGIVEN’은 195만회, 아이브의 ‘AFTER LIKE’는 173만회 조회 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합작 분야는 음악 외에도 그림·영상·더빙 등 다양하다. 분할된 그림을 각자 채색해 하나의 그림으로 합치거나, 각자 다른 그림체로 하나의 대상물을 나눠서 그린 뒤 합치는 형식이다. 그림 합작방에 참여 중인 고등학생 김모(16)양은 “소년만화 스타일로 캐릭터를 그리는 것이 취미”라며 “다양한 그림체를 가진 이들과 그림을 공유하면서, 그림 실력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합작 멤버 모집은 오픈 채팅방 등 SNS를 통해 진행된다. 서로 모르는 이들끼리 합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합작품이 완성되면 합작 팀방을 없애며 일회성 모집을 반복한다. “음치도 모집”한다며 실력과 상관없이 재미로 합작 팀원을 모집해 결과물을 뽑아내기도 한다. 반면에 이미 유명한 인플루언서와의 합작으로 경쟁이 치열한 곳도 있다. 노래 녹음본이나 그림 등을 모집자에게 제출해 사실상 오디션이 진행된다. 지난 6월 아이브의 ‘I AM’ 합작 팀원 5명을 모집하는데 7000명이 몰려 경쟁률 1400대1을 기록했다.

카카오톡‧틱톡‧인스타 등에는 총 수천개의 합작 모집방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지혜 서울대 소비트렌드센터 연구위원은 “인간은 늘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했고, 과거에는 패션 등으로 방법이 한정적이었다. 디지털에 친숙한 10대들에겐 SNS 합작은 자신을 표현하는 다양한 방법 중 하나”라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10대들의 놀이문화로 정착됐다”고 분석했다.
이찬규 기자 lee.chank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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