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은 "18세 이강인은 스페인이라 뛸 수 있었다"고 했지만, 사실 스페인에서도 뛰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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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은 K리그의 유망주 기용 실태에 일침을 놓기 위해 이강인의 반례를 들었다.
"역으로 질문하고 싶은데 18세 이강인이 K리그에 얼마나 많이 참여할 수 있었을까, 얼마나 많은 출전시간을 부여받았을까 물어보고 싶다. 스페인이었기 때문에 어린 나이부터 뛰었던 것 같다."아무런 근거를 대지 않더라도, 유망주 육성에 힘써야 한다는 건 대체로 옳은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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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은 K리그의 유망주 기용 실태에 일침을 놓기 위해 이강인의 반례를 들었다. 하지만 틀린 예시에 가까웠다.
클린스만 감독은 13일 대표팀 소집을 몇 시간 앞두고 가진 공개 미디어 간담회에서 K리그의 유망주 기용 실태를 꼬집었다. 추후 대표팀에 선발할 후보군을 이야기하던 중, U20 월드컵 4강 멤버 등 한국축구 유망주들이 더 많은 실전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이강인을 반례로 들었다. "역으로 질문하고 싶은데 18세 이강인이 K리그에 얼마나 많이 참여할 수 있었을까, 얼마나 많은 출전시간을 부여받았을까 물어보고 싶다. 스페인이었기 때문에 어린 나이부터 뛰었던 것 같다."
아무런 근거를 대지 않더라도, 유망주 육성에 힘써야 한다는 건 대체로 옳은 주장이다. 갈수록 세계 축구 주류의 슈퍼스타들은 어린 나이에 프로 경험을 쌓고 있다. 10대 선수의 이적료가 점점 비싸지기도 한다. 이번 시즌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 주드 벨링엄은 현재 20세에 불과한데 16세 때 잉글랜드 2부 버밍엄시티의 주전이 되었고, 이듬해 독일 보루시아도르트문트로 이적해 3년간 주전으로 뛴 뒤 올해 레알마드리드로 이적했다.
그러나 이강인은 적절한 예시였을까. 클린스만 감독은 18세 이강인을 이야기했지만, 당시 이강인은 뛰기 힘든 상황이었다. 18세는 2019-2020시즌인데 당시 소속팀 발렌시아가 이강인을 너무 적게 기용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강인은 2019 U20 월드컵 골든볼(MVP)를 수상하며 전세계적인 특급 유망주로 부상했던 시절인데도 그랬다.
이강인 본인도 발렌시아에서 출전기회를 잡지 못하는 것이 늘 불만이었다. 이 점이 2021년 마요르카로 이적하는 원인이 됐다. 하지만 마요르카에서도 주전과 후보를 오가는 정도의 입지였다가, 본격적인 프로 주전으로 확실히 활약한 건 21세였던 2022-2023시즌의 일이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의 당시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가운데 예로 든 셈이다. 18세 이강인이 스페인 라리가에서 한 시즌 동안 출장한 양은 선발 3경기와 교체 14경기, 총 445분에 불과했다.
U20 월드컵 멤버 중 이강인 다음으로 어린 선수는 생일이 약 2개월 빠른 김주성이었다. 그런데 김주성은 만 18세였던 2019년 FC서울에서 꽤 출장시간을 확보하며 선발출장 8회 등 709분을 소화했다. 이강인의 1.5배가 넘었다. 당시 멤버 중에는 프로에서 거의 기회를 잡지 못하는 선수도 있었지만 가장 어린 선수들만 놓고 비교한다면 오히려 K리거가 스페인의 이강인보다 많이 뛰고 있었다.
18세 유망주는 세계 어디에서나 뛰기 힘들다. 심지어 U20 월드컵 MVP였던 이강인조차 그랬다. 클린스만 감독은 도르트문트가 유망주 발굴과 육성에 매진한다는 예를 들었지만, 도르트문트는 세계적으로 가장 유망주를 잘 육성하는 팀에 속한다. K리그는 유망주 발굴이 안 되던 시기를 지나며 최근 들어 U22 의무출전 규정이 정착되고, 재능 발굴이 잘 이뤄지는 편에 가깝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대표팀에 23명만 선발했는데 그 중 11명이 30대였고, 23세 이하는 2명에 불과했다. 그러면서 뽑을 만한 K리그 유망주가 부족하다는 메시지를 이야기에 슬쩍 실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이 그동안 선발한 23세 이하 선수 7명 중 K리그를 거치지 않은 건 2명에 불과하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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