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도 놀랐다…美공화당 흑인 대선후보 생방송서 "경선 사퇴"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의 유일한 흑인 후보였던 팀 스콧(58) 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이 경선 레이스에서 하차했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과 폴리티코·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스콧 상원의원이 이날 폭스뉴스와의 생방송 인터뷰 중에 "내가 아이오와로 돌아갈 때는 대선 후보가 아닐 것"이라며 경선 중도 포기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스콧 상원의원은 "지구상에서 가장 뛰어난 인재는 유권자"라면서 "이들에 내게 '지금은 때가 아니야, 팀'이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유권자를 존중하고 계속 열심히 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발표는 스콧 상원의원의 캠프 내 직원들도 몰랐던 상태에 나와, 방송을 지켜보던 직원들이 충격에 빠졌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실제로 이같은 발표가 나오기 30분 전까지 스콧의 캠프에서는 '마지막 기회'라는 제목으로 선거 자금을 모으기 위한 e메일을 보냈다.
스콧 상원의원은 오랜 기간 공화당 내에서 '떠오르는 스타'였다. 흑인으로서 보수 텃밭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시의원, 주의회 의원, 하원의원을 거쳐 연방상원 의원까지 연달아 선출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미혼모 슬하에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한때 조부모 집에서 사촌 형제들과 같은 침대를 써야 했다. 그의 할아버지는 어린 시절 인종차별이 심한 남부에서 목화를 따기 위해 학교를 그만둬 읽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스콧 상원의원은 어린 시절 기독교 신앙의 중요성과 보수적인 삶의 원칙을 가르쳐준 어머니에게 종종 감사를 표했다. 기독교 대학인 찰스턴서던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뒤 정치에 뛰어든 그는 작은 정부와 감세, 반(反) 낙태, 반이민을 지지하는 전형적인 보수주의자다. 지난달 공화당의 존 코닌 텍사스 상원의원은 스콧에 대해 "레이건의 희망적이며 낙관적인 메시지의 대변인"이라고 추켜세운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가 강력한 모금 활동과 희망적인 메시지로 경선에 참여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장악한 혼잡한 경선 상황에서 추진력을 얻지 못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말 발표된 아이오와 여론조사에서 스콧 상원의원은 7%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가 경선 하차를 선언했을 때 지지율이 2.5%에 불과했다.
스콧 상원의원은 공화당 경선에서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하차한 주요 후보다. 현재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독주 속에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치열한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편 스콧 상원의원은 경선 초기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될 경우 강력한 부통령 후보로 거론됐다. 그러나 스콧 상원의원의 한 보좌관은 올해 초 폴리티코에 "부통령 제안은 매우 모욕적"이라고 말했다. 스콧 상원의원도 "부통령직은 이번 대선 캠페인에서 내가 해야 할 일 목록에 포함돼 있지 않다"면서 선을 그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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