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병원 20곳 '완전히 멈췄다'…유엔 "사상자 집계 불가능"
지난 11일(현지시간)부터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병원 일대 공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엔 등은 가자지구 내 병원들이 속속 진료가 불가능한 상황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병원에 무장정파 하마스의 위장된 근거지가 있다며 맹공을 이어가고 있고, 하마스는 허위 비방이라며 맞서고 있다. 격화되는 전투로 민간인 피해가 늘고 의료 서비스도 사실상 멈춘 가운데 사상자 집계도 지난 10일 이후 멈춘 상태다.
13일(현지시간)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은 가자지구 내 36개 병원 중 20개 병원이 "기능을 완전히 멈췄다"고 밝혔다. 튀르키예 아나돌루 통신도 이날 가자지구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병원 22곳과 보건 시설 49곳이 강제로 운영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알 시파 병원 등 가자 지구의 병원 지하에 근거지를 두고 환자와 병원 직원 등을 '인간방패' 삼고 있다고 주장하며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11일 오후부터 알 시파 병원 인근에서 폭격과 무력 충돌이 이어지며 물·산소 탱크를 비롯해 병원의 핵심 시설이 손상됐다. 유엔(UN)은 "알 시파 병원에서 간호사 3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병원 기반 시설도 붕괴해 사상자 수 집계조차 더는 할 수 없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에 따르면 가자지구 내 두 번째로 큰 알쿠드스 병원도 운영을 중단했다.
이에 국제사회가 인도주의적 지원 허용과 교전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이스라엘은 공격을 멈출 의사가 없어 민간인 피해는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군은 서안지구로 공격 범위를 넓히고 있다. 13일 알자지라의 아랍어 X(옛 트위터)에는 이스라엘군이 자신들이 점령 중인 서안지구 헤브론 인근 야타시를 습격하는 동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속에는 중무장한 군인들 옆에 이스라엘 국기를 매달고 있는 장갑차도 모습을 보인다.
한편 12일 프랑스 파리와 스트라스부르, 리옹, 마르세유 등 프랑스 주요 도시에서 반(反) 유대주의를 비판하는 대규모 거리 행진이 열리기도 했다. 프랑스 내무부는 이날 파리에서만 10만5000명, 전국에서 18만2000명이 행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시작된 후 1200건 이상의 유대인 증오 범죄가 프랑스에서 발생했다. 유럽에서 가장 많은 약 50만명의 유대인이 사는 프랑스에서는 최근 한 달 동안 나치 시절 유대인을 식별하기 위해 사용됐던 '다윗의 별' 낙서가 파리 시내 건물 곳곳에서 발견됐다. 지난 10일 기준으로 539명이 반유대주의 범죄 혐의로 체포됐다.
앞서 지난 11일 영국 런던에서 최소 30만 명이 참여한 친(親)팔레스타인 시위가 열렸다. 같은날 프랑스 파리,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유럽 곳곳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을 비난하고 즉각 휴전을 촉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김민정 기자 kim.minjeong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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