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현 "車개발 방식 확 바꾼다"…현대차그룹, SDV 전환 속도 붙은 비결은

우수연 2023. 11. 1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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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HMG 개발자 콘퍼런스 기조연설
현대차그룹 다양한 분야 개발자들 연사로 나서
SDV·AI·자율주행·모빌리티서비스 4개 분야
소프트웨어 개발 아이디어·현황 공유

현대차그룹의 SDV(소프트웨어 기반 차량) 전환을 이끌고 있는 송창현 SDV본부장(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가 차량 개발 방식의 대전환을 선언했다. 소프트웨어(SW)가 하드웨어(HW)에 종속되어있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각각의 개발 과정을 분리하고 동시에 모듈·표준화를 진행해 개발의 속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13일 송 사장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HMG 개발자 콘퍼런스 기조 연설을 통해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SDV를 흔히 '바퀴 달린 스마트폰', '스마트폰 생태계의 확장'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하지만 송 사장이 정의하는 SDV는 자동차 개발 방법의 '근본적인 변화(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다.

송창현 현대차그룹 SDV 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가 13일 코엑스에서 열린 HMG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포티투닷]

송 사장은 "현재 모든 완성차 업체들이 SDV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실행 방법에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차량 개발이 HW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SW 개발 방식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송 사장은 SW 개발 방식을 자동차 개발에도 그대로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개발 방식의 전환 그 자체가 바로 SDV라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송 사장은 향후 그룹사 개발 변화의 방향을 4가지로 압축해 소개했다.

우선 기존 HW 중심의 차량 제어기 구조를 HW와 SW로 분리된 구조로 변환한다. 기존엔 차체를 먼저 개발하고 그 위에 SW를 얹는 방식으로 개발이 진행됐다면 이제는 개발 단계부터 HW와 SW를 각각 나누어 각각의 프로젝트로 진행한다. 그러면 각 기술의 내재화나 협력을 사업적인 관점에서 선택해 진행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개발에서 공통으로 쓰이는 SW 로직을 하나로 모듈화하는 방식이다. 필수 SW 로직을 하나의 덩어리로 만들게 되면 이를 재사용하기도 쉽고 검증 시간도 단축된다.

세 번째로는 표준화 작업이다. 차량 SW와 HW 간의 통신 규약, 데이터 포맷 등을 표준화하면 개발자들끼리의 일종의 약속이 생기는 셈이다. 표준화 또한 수많은 SW의 동시 개발·검증이 가능해진다는 이점이 있다. 마지막 방법은 오픈 소스의 적극적인 활용이다. 외부에서 검증된 오픈 소스 SW를 활용하면 개발의 속도를 높일 수 있고 새로운 외부 생태계와 연결·협업도 가능해진다.

송 사장은 "사람들이 이동의 도구에 얽매이기보다는 더 가치 있는 일에 몰입할 수 있게 하고자 한다"면서 "SW와 AI는 모빌리티 산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불어넣어 줄 것이며 이는 개발자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현대차 순정 내비 좋아진 이유는?

이날 행사에는 현대차그룹 소속 개발자들이 연사로 나서 다양한 차량 SW 개발 현황을 소개하기도 했다. 손상규 현대오토에버 인공지능기술팀 책임은 현대차·기아 순정 내비게이션에 활용한 AI 기술을 설명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현대차·기아에 탑재된 내비게이션은 예측 시간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하지만 최근 현대차·기아 차주들 사이에선 순정 내비게이션의 완성도가 크게 개선됐다는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호응의 배경에는 AI 기술이 있다. 손 책임은 "오차 없는 예상 도착 시간을 도출해내기 위해서는 복잡하고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해야 한다"며 "복잡한 패턴을 데이터 기반으로 활용하기 위해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내비게이션에서 경로 기반 도착 예정 시간을 산출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계산이 필요하다. 오차를 최대한 줄여야 할 뿐만 아니라 추론 속도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가능한 수준이어야 한다. 손 책임은 "AI 모델을 대입하자 10분 이상 차이가 나는 큰 오차 발생 건수가 기존 대비 74% 가 감소했다"며 "모든 시간대에 대해 처리의 정확도가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누군가 내 차 공격한다면?…사이버 보안 중요도 높아져

SW 기반으로 움직이는 차량은 사이버 보안도 중요한 과제다. 그동안 자동차는 금융기관 서버나 IT 디바이스에 비하면 사이버 공격자들에게 매력적인 대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 커넥티드카 시대가 되면서 자동차도 사이버 보안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한지용 현대차·기아 차량사이버보안개발팀 책임은 "IT 업계에선 철 지난 공격들도 차량 분야에선 새로운 공격으로 들어올 수 있다"며 "예상 가능한 잠재 공격을 도출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이미 유럽은 지난해부터 사이버 안전 인증을 받지 않은 차량은 유럽 내에서 판매할 수 없다는 강력한 규제를 내놨다. 현대차·기아는 이미 유럽의 보안 기준을 만족하는 차량을 출시해 판매하고 있으며, 최근 사이버 보안 관련 인력과 조직도 확충했다.

한 책임은 "네트워크상의 비정상적인 공격을 탐지하고, 이를 다시 서버로 보내 해결책을 만든 다음 이를 다시 차량으로 보내는 대응 구조를 만들어왔다"며 "유럽 판매 차량이나 GV60나 아이오닉6 같은 신차에도 해당 시스템을 탑재해 사이버 보안 능력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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