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이 K리그에서 뛰었다면?" 클린스만 감독, K리그 유소년 기용 문제 지적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K리그의 유소년 기용 문제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13일 대표팀 소집에 앞서 클린스만 감독의 11월 A매치 미디어 간담회가 진행됐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13일 오후부터 목동종합운동장에 소집돼 훈련을 진행하며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싱가포르와, 21일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중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치른다.

클린스만 감독은 간담회 내내 어린 선수들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자신의 공격축구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대표팀이 발전한 측면을 이야기할 때도, 양쪽 풀백과 수비형 미드필더 보강 문제를 이야기할 때도 유망주들이 성장해야 장기적으로 대표팀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끊임없이 했다.

그중에서도 이목을 끌었던 대목은 클린스만 감독이 K리그가 유망주 기용에 지나치게 신중하다는 주장을 한 것이었다. 이강인을 예시로 들며 "역으로 질문하고 싶은데 18세 이강인이 K리그에 얼마나 많이 참여할 수 있었을까, 얼마나 많은 출전시간을 부여받았을까 물어보고 싶다. 스페인이었기 때문에 어린 나이부터 뛰었던 것 같다"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국내에서 어린 선수들이 기회를 받는 건 상당히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2023 U20(20세 이하) 월드컵에 참여했던 선수들도 예로 들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U20 월드컵에서 우리가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 선수들이 지금 어디서 경기를 뛰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물론 배준호, 김지수, 이한범 등 좋은 선수들이 스토크시티, 브렌트퍼드, 미트윌란에 진출하면서 더 큰 무대에 나가긴 했다. 이들을 비롯한 U20 선수들은 K리그에서도 경기를 뛰어야 하는 선수들"이라고 강조했다.

K리그는 현재 유소년 활성화를 위해 리그 경기에 국내 U22(22세 이하) 선수를 출전선수명단에 최소 2명 이상 등록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출전선수명단 인원수, 교체 가능 인원 등에 페널티를 부여한다.

아직까지는 이 규정이 소극적으로 활용되는 게 사실이다. U22 선수를 적극적으로 주전 기용하고 있는 클럽이 점점 늘고 있지만, 여전히 교체 가능 인원을 늘리기 위해 혹은 주전의 체력 안배를 위해서만 유망주들을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클린스만 감독의 발언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필요한 발언이다. 실제로 상기한 몇몇을 제외하면 대회 브론즈볼을 받은 이승원을 비롯해 U20 월드컵에 참가했던 대다수는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발돋움했다고 보기 어렵다.

어린 선수들의 국내 리그 출장과 관련한 문제는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 등 단체 차원에서 함께 논의하며 모색해야 할 고민거리다. 유망주 육성에 대한 문제는 단순히 클럽만 안고 갈 고민이 아니며, K리그 차원에서 변화가 이뤄져야 유소년들의 발전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