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축구는 '다음 경기'가 가장 어렵다. 싱가포르전 쉽지 않을 것"

피주영 2023. 11. 13.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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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중국을 상대로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클린스만 감독. 연합뉴스

"축구에 쉬운 경기는 없습니다. 싱가포르전은 쉽지 않을 것이고, 중국전은 거친 경기가 예상됩니다."

2026 북중미(미국·캐나다·멕시코) 월드컵을 향한 첫 걸을 딛는 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처음부터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싱가포르를 상대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1차전을 치른다. 21일엔 중국 선전에서 중국과 원정 2차전을 벌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5위 싱가포르와 79위 중국은 24위의 한국보다 전력이 몇 수 아래인 팀들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차예선은 36개국이 4개국씩 9개 조로 나눠 진행, 조 1∼2위가 최종 예선에서 진출한다.

이강인(오른쪽)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자신이 부임해 만든 성과라고 자평한 클린스만 감독. 연합뉴스

싱가포르·중국전을 앞두고 1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클린스만 감독은 "올 시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라이언 시티(싱가포르)-전북 현대전(전북 0-2패)과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과 울산 현대(울산 1-2패)의 경기를 현장에서 봤다. 최근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이 3부 리그 자르브뤼켄에 1-2로 패해 독일축구협회(DFB)포칼에서 탈락한 뉴스도 있었다. '다음 경기'가 늘 가장 어려운 경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비적으로 내려서는 상대, 실력 차가 나는 상대와는 시작부터 우리 템포로 몰아붙이는 게 중요하다. 기회가 오면 득점해야 한다. 싱가포르전도 첫 득점이 언제 나오느냐가 중요하다. 저돌적,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하면 빠르게 득점이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싱가포르전은 클린스만 감독의 첫 실전 무대다. 올해 2월 한국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8차례 A매치를 치르며 적응을 마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첫 5경기에선 3무2패로 부진했다. 하지만 6번째 A매치였던 사우디아라비아전(9월)에서 고대하던 데뷔승(1-0승)을 거뒀고, 지난달 튀니지(4-0승), 베트남(6-0승)을 상대로 연승을 이어갔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21·파리생제르맹), 정우영(24·슈투트가르트) 등 유럽에서 뛰는 어린 선수들이 자신의 부임 뒤 눈에 띄게 성장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의 능력을 100% 보여줄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을 한다. 좋은 선수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얼마나 성장시키느냐가 중요하다. 내가 부임하고 나서 선수들이 많이 성장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강인이 가장 좋은 예다. 6개월 전의 이강인과 지금의 이강인은 완전히 다른 선수다. 그러니 파리생제르맹(PSG)이 이강인을 영입했다. 그는 또 "무엇보다 이강인이 꾸준히 실전을 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어린 선수들이 기회를 받는 게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이강인이 18세에 K리그에서 뛰었다면 과연 경기에 나갈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그가 스페인에 있었기에 지금의 이강인으로 성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내년 카타르 아시안컵 우승이 목표"라고 다시 한 번 밝혔다. 뉴스1

싱가포르, 중국과의 2연전은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실전이기도 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좋은 팀에서 활약하다 보니 대표팀이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믿음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 팬들의 눈높이가 높아졌고, 기대감도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목표를 명확히 내세우고 싶다. 그래야 내부적으로 대회 준비에 더 도움이 된다. 우리 선수들은 유럽 리그 우승,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가능한 팀에서 활약한다"고 덧붙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최근 휩싸였던 '재택근무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재택근무는) 처음부터 대한축구협회와 얘기가 된 부분이다. 내가 일하는 방식을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 대표팀 명단을 보면 70%가 유럽 팀에서 뛰고 있다. 상대 팀 자체뿐 아니라 원정 경기를 치를 현지 분위기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럽 구단 감독들과 교류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속해서 배워서 지식을 쌓고, 새로운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다. 국가대표팀 감독은 국제적인 시야를 가지고 일해야 한다. 내가 일하는 방식은 안 바뀔 것이다. 내가 일하는 방식을 (축구협회)회장님께 명확하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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