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싱가포르, 중국과 월드컵 예선 앞둔 클린스만 감독 "이번 2연전 분명 어려울 것…아시안컵 목표는 우승"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클린스만 감독은 월드컵 예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나아가 아시안컵 우승을 하겠다는 목표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13일 대표팀 소집에 앞서 클린스만 감독의 11월 A매치 미디어 간담회가 진행됐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13일 오후부터 목동종합운동장에 소집돼 훈련을 진행하며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싱가포르와, 21일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중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치른다.

이번 A매치 2연전은 2026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시작점이다. 국내에서 싱가포르와 경기를 치른 뒤 중국 원정을 떠난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 명단에 거의 변화를 주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월드컵 예선을 치르면서 방심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축구에 절대 쉬운 경기란 없다. 앞으로 다가올 2차 예선 2경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음 월드컵에 출전 국가들이 늘어났다고 해서 진출이 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프로페셔널한 정신을 갖고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 시작부터 많은 승점을 쌓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2연전 승리를 다짐했다.

또한 다가오는 아시안컵에서 반드시 우승을 차지할 거라고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금은 아시안컵에 집중하고 있다. 우승이 우선되는 목표"라며 "손흥민을 비롯한 선수들에게 너희들의 대회고, 너희들이 들어올릴 수 있는 중요한 트로피라는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 미디어 간담회

- 인사

이렇게 다시 뵙게 돼 기분이 좋다. 지난 2연전 때 긍정적인 결과를 갖고 이번 소집을 시작했다. 예전에 독일에 제프 헤르베르거라는 유명한 감독이 있었다. 2차세계대전 이후 1954 월드컵에서 우승하면서 독일이 전쟁의 아픔을 씻게 만든 멋진 감독이다. 헤르베르거 감독이 항상 한 말이 있는데 '경기 후가 아니라 다음 경기 전이다'라는 생각으로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 이번에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지난 2연전을 통해 팀으로서 많이 성장했고, 이번 소집 때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만 분명 다음 2경기는 많이 어려울 것이다. 한국 언론에서 싱가포르와 중국을 쉬운 상대라고 얘기하는데 축구에서 쉬운 경기는 절대 없다. 지난주에 싱가포르 라이언시티가 전북현대와, 말레이시아에서 조호르다룰탁짐이 울산현대와 맞붙은 경기를 봤다. 경기 결과는 말하지 않아도 알 거라 생각한다. 또 하루는 새벽에 일어났는데 바이에른뮌헨이 3부리그 팀에 지면서 컵 대회에서 탈락한 것도 알고 있다. 축구에 절대 쉬운 경기란 없으며 앞으로 다가올 월드컵 2차 예선 2경기도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 부임할 때 공격축구를 이야기했는데, 우리가 공격축구로 정말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의 능력을 어떻게 하면 100% 보여줄 수 있을지 도와주는 게 관건이다. 어떻게 보면 대표팀 감독이 좋은 선수들과 함께하는 영광스러운 자리다. 이 선수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성장시키는지가 상당히 중요하다. 아직 많은 소집을 하지는 않았지만 부임 후에 경기를 거치면서 어린 선수들이 상당히 많이 성장했다. 가장 좋은 예는 이강인이다. 6개월 전 이강인과 지금 이강인은 완전히 다른 선수다. 그렇기 때문에 파리생제르맹(PSG)이 영입을 했고, 지금은 PSG에서 꾸준히 뛰고 있다. 어린 선수들에게 항상 하는 말은 경기장에서 좀 더 용기를 갖고, 과감하고 저돌적인 움직임을 가지고 경기를 뛰라고 지시한다. 현재 전방에 보유한 선수들, 손흥민이나 황희찬도 올해 상당히 몸이 좋다. 정우영도 내 친정팀인 슈투트가르트로 가서 계속 출전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선수들이 성장하려면 경기를 뛰는 게 중요한데 이 선수들이 올해 경기 출장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러면 선수들 스스로도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면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어떤 모습을 유지해야 하는지 스스로 느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팀으로서도 우리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이런 모습이 대표팀에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부임한 지 얼마 안 됐지만 내가 느끼기에 가장 좋았던 경기는 콜롬비아전이다. 결과는 가져오지 못했지만 콜롬비아전은 지금까지 최고의 경기인 것 같고, 이런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고 싶다.

- 한국이 아시안컵 등 토너먼트에서 약한 모습을 보인 이유와 부임 이후 대표팀에서 어떤 측면이 향상됐는지

어떤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월드컵이 끝나고 다음 월드컵까지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변화가 있다. 특히 선수단 풀이 많이 변하는 것 같다. 월드컵이 끝나고 나서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고, 나이가 많은 선수들은 은퇴하는 시점이 다가온다. 중요한 건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어떤 선수들이 대표팀 선수로 성장할 자질이 있는지 보는 것이다. 지금은 이강인, 정우영, 손흥민, 황희찬, 김민재 등 많은 선수들이 유럽 탑 리그, 탑 팀에서 지속적으로 경기에 출장해 활약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팬들의 눈높이와 기대가 커질 것이고,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거란 믿음이 생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아시안컵에서도 우리는 명확히 목표 설정을 했고, 그건 우승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가서 많은 도전을 해야 한다. 일본, 호주,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 상당히 좋은 팀들이 많지만 명확하게 우승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대회를 치르는 게 대표팀에도 동기부여가 생기고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더 중요한 건 다가오는 월드컵 예선이다. 싱가포르전도 쉽지 않을 것이다. 중국전은 상당히 거친 경기가 예상된다. 진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대표팀 선수들이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목표로 삼고 있다. 우리도 우승을 목표를 삼아 나아간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싱가포르전 전략과 팀에 대해

수비적으로 내려서는 상대, 실력차가 나는 상대를 와 경기할 때는 시작할 때부터 경기 템포를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 상대가 내려선다고 우리도 기다렸다가 우리 리듬을 찾자? 그러기에는 경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베트남전에도 시작하고 서너 번의 찬스를 마무리짓지 못해 화가 났다. 마무리를 지었으면 경기 양상이 달라졌을 것이다.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기회를 또다시 만들어야 하고 득점을 올릴 플레이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기회가 왔을 때는 득점해야 한다. 싱가포르전도 첫골이 언제 터지냐가 중요할 것 같다. 기다리지 않고 시작부터 저돌적이고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해 첫 번째 득점이 빨리 나온다면 좀 더 수월하게 경기가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정신 상태를 갖고 임해야 할 것 같다. 싱가포르에서 전북전을 봤는데 라이언시티에 8명, 10명 정도의 싱가포르 국가대표 선수들이 있었다. 다가오는 싱가포르전도 진중하게 준비하겠다. 매진이 됐다고 들었는데 많은 관중들 앞에서 경기하게 돼 설렌다. 우리가 어떤 생각을 갖고 경기해야하는지는 선수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 월드컵 참가국이 늘어나면서 지난 월드컵 예선보다 쉬울 거란 평가가 있는데

다음 월드컵에 출전 국가들이 늘었다고 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만큼 많은 국가들에 기회가 가기 때문에 그만큼 더 많이 준비해서 예선을 치를 거라 생각한다. 남미에서 지난 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했던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등은 절대 쉽게 상대할 수 있는 팀들이 아니다. 언제 경기하더라도 충분히 이길 능력을 갖춘 팀들이지만 월드컵에 나서지 못했다. 이탈리아도 좋은 예다. 지난 2번의 월드컵 참가를 못했지만 유로는 우승했다. 월드컵은 쉽지 않은 경기다. 보다 프로페셔널한 정신을 갖고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 시작부터 많은 승점을 쌓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2연전에서 최대한 빠르게 승점을 쌓는 게 중요하다.

김진수, 김태환, 김영권(왼쪽부터). 서형권 기자

- 풀백, 수비형 미드필더 같이 실험이나 보강이 필요한 포지션이 보이는데 복안은

좋은 지적이다. 지난 월드컵 대표팀 경기를 현장에서 많이 지켜봤다. 한국에 왔을 때 월드컵 명단에 있는 선수들 외에 어떤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있을까 지켜봤다. 한국에서 23세 이하, 20세 이하 경기도 보면서 어린 선수들이 어느 팀에서 어떻게 성장하는지 지속적으로 지켜봤다. 양쪽 풀백이나 수비형 미드필더 선수들 고민을 많이 한다. 각 포지션마다 최소 3명의 선수 명단이 있다. 소집 전에 부상이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하고 누구를 소집해야 하는지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고민한다. 지도자로서는 행복한 고민이다. 그런데 지난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우리가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 선수들이 지금 어디서 경기를 뛰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물론 배준호, 김지수, 이한범 등 좋은 선수들이 스토크시티, 브렌트퍼드, 미트윌란에 진출하면서 더 큰 무대에 나가긴 했다. 이 선수들은 K리그에서도 경기를 뛰어야 하는 선수들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국내에서 어린 선수들이 기회를 받는 건 상당히 어려운 것 같다. 역으로 질문하고 싶은데 18세 이강인이 K리그에 얼마나 많이 참여할 수 있었을까, 얼마나 많은 출전시간을 부여받았을까 물어보고 싶다. 스페인이었기 때문에 어린 나이부터 뛰었던 것 같다. 보루시아도르트문트를 보면 매년 어린 선수들을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시키고 주드 벨링엄, 크리스천 풀리식처럼 타 구단에 이적도 시킨다. K리그에서는 그런 경우가 많지 않은 것 같다. 국내에서 관심받지 못하는 선수들도 관찰하고 있다. 페네르바체에서 세르비아 노비파자르로 임대된 조진호도 있다. 20세 이하 월드컵 최종 명단에 들지 못했던 선수지만 이적을 통해 좋은 기회를 받아 계속 경기에 출장하며 성장하고 있다. 어린 선수들을 지켜보면서 대표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현재 풀백 나이가 많기는 하다. 그래도 이기제, 김진수, 김태환, 김문환 다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생각한다.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한다. 설영우는 대표팀에 발탁돼 많이 성장하고 좋은 활약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도 조금 더 어린 선수로 변화를 가져갔다.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어느 시점에 변화를 가져가야할지 고민하고 있다.

- 재택근무 논란이 있었는데 국내에서 머무는 시기, 방법 등에 협회와 오해가 있었는지

오해는 전혀 없었다. 명확하게 협회와 처음부터 얘기가 됐다. 일하는 방식이 처음에는 오해가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대표팀 명단을 보면 70% 정도 선수들이 유럽 또는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다.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지 클럽팀으로 부임한 게 아니기 때문에 바뀌지 않을 것이다. 일하는 방식이 바뀌면 내가 아닐 것이다. 협회에서도 일하는 방식이 맞지 않았다면 다른 감독을 선임했을 것이다. 명확하게 전달한 사항이다. 유럽이든 지난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든 경기와 소집을 준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출장할 것이다. 내년에 싱가포르를 가서 경기를 해야 한다. 만약 이번에 안 갔다면 현지 분위기나 경기를 어떻게 준비할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출장을 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좀 더 진지하고 잘 준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도 6년 동안 늘 출장을 다녔다. 앞으로 상대해야 할 팀들과 현지 분위기 등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며 준비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또 유럽에서는 각 구단 감독들과 이야기하면서 네트워킹을 구축한다. 이게 중요한 것 같다. 구단 관계자나 지도자와 소통하면서 선수 상태를 세심하게 물어보게 되고, 선수들도 구단과 소통하는 구나, 상태를 인지하는 구나 생각하게 된다. 국제적인 시각을 갖고 네트워킹을 하면서 대표팀 감독은 일해야 한다. 앞으로도 일하는 방식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K리그 감독들을 존중하고 그들에게 많이 배우지만 나는 대표팀 감독이다. 처음에는 업무 방식 때문에 그게 주목을 받지 않았나 생각하지만 늘 설명했다. 이제는 여러분들도 이해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 방식을 고수하며 언제 어디서든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일단 축구도 의료, 언론, IT 등 어떤 다른 분야와 같다. 가장 중요한 건 지속적으로 지식을 쌓고 공부하며 빠르게 바뀌는 흐름을 잡고 그걸 따라갈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다. 감사하게도 FIFA, UEFA 기술위원회에 함께하면서 많은 지도자들, 대표팀 감독들과 같이 모여 이야기하고 배우면서 지식을 쌓고 관계를 맺고 있다. 축구의 전술적인 흐름 등은 챔스에서 많이 답을 얻으려 한다. 축구 흐름이나 트렌드는 챔피언스리그에서 공부하고 벤치마킹하려는 모습이 많이 나타난다. 특히 8강 팀들의 전술 트렌드를 보면서 다음 월드컵을 준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카를로 안첼로티, 펩 과르디올라, 위르겐 클롭 감독이 어떻게 전술을 사용하는지, 어떻게 준비하는지를 공부한다. 영국에서 A매치하기 전에도 챔피언스리그 조추첨 전에 감독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카타르 아시안컵 가면 출장갔을 때도 호텔도 직접 스태프들과 선택했다. 팀과 관련한 업무를 지속적으로 보고 있고, 그런 트렌드에 뒤지지 않고 그런 흐름을 배우고 공부하는 계기가 있으면 앞으로도 이렇게 하겠다.

- 코칭스태프가 어디까지 국내 리그를 파악하고 있는지

당연히 국내리그도 보고 있다. 특히 현장에 있으면 차두리 코치도 같이 오고, 차두리 코치가 K리그를 많이 보고 있다. 특히 어린 선수들을 스카우팅하려고 노력한다. 눈에 띄는 선수가 있을 때는 디테일한 프로필을 공유하고 이 선수가 지속적으로 출장하고 있는지, 다가오는 경기에서 어떻게 활약을 하는지 지켜보자는 논의를 많이 한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 유럽 축구 거점 센터 현재 진행 상황

개인적인 아이디어다. 분명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 현장에서 많은 직원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고, 유럽 선수들이 지원이 필요할 때 서포트할 수 있는 소수의 인원이 상주한다면 한국 축구를 위해서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은 아시안컵에 집중하고 있다. 우승이 우선되는 목표다. 아시안컵이 끝난 후에는 임원들과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협회가 국제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방향성과 성장하는 선수들을 지원하기 위한 준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 지금으로서는 개인의 아이디어다.

- 대표팀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이끌어내는 노하우

가장 중요한 건 현재 같이 하고 있는 선수들이 어떤 선수들인지,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어떤 심리상태인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내 시대와 지금 젊은 선수들은 크게 다르다. 손흥민, 김민재 모두 각자 다른 생각, 다른 삶의 방식이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주인의식, 책임감을 가질지 중요하다. 결국 내가 아니라 선수들이 결정하는 것이다. 선수들과 모든 사람들이 우리가 주인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대표팀에서는 감독, 코치, 지원 스태프들 모두 선수들을 서포트하기 위해서 있는 사람들임을 알려주고 싶다. 축구가 매력적인 건 결국 선수들의 스포츠라는 사실이다. 경기장의 모든 일들은 절대 감독이 할 수 없고 선수들 스스로 만들어내야 한다. 경기장 안에서 대화도 선수들이 해야 하고, 감독이나 지도자들이 할 수 있는 부분은 경기장 내에서 한계가 있다. 언제 어디서든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공동으로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다. 훈련시간과 식사 외에 얘기하는 게 가족, 친구, 연인을 만나기 위해 나갔다 오라고 이야기한다. 대표팀 선수들은 유소년이 아니라 성인이다. 유소년처럼 관리하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공동 주인 의식과 책임감이 필요하다. 아시안컵도 마찬가지다. 손흥민을 비롯한 선수들에게 너희들의 대회고, 너희들이 들어올릴 수 있는 중요한 트로피라는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할 것이다. 경기를 이길 때는 아무 문제 없다. 분위기가 좋을 수밖에 없다. 중요한 건 경기력이 좋지 않거나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다음 경기에서 이를 반전시킬 분위기 조성이다. 독일 대표팀이 예전에 강했던 부분이다. 독일은 90분 휘슬이 불리기 전까지 어떻게든 득점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뛰었던 팀이다. 지금은 그렇지 않아 아쉽고, 그런 모습들을 우리 대표팀에 심어줘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른 지도자는 모르곘으나 내가 대표팀을 이끄는 기간 동안 동기부여를 이끌어내는 방식은 이렇게 하지 않을까 싶다.

손흥민, 이강인, 황의조, 김민재(왼쪽부터). 서형권 기자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