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사방이 홈런 지뢰밭…KS 혈 뚫어내는 '메가 트윈스'
배중현 2023. 11. 13. 12:01
올 시즌 LG 트윈스는 개막 첫 8경기(322타석)까지 홈런이 없었다. 6승 2패를 기록, 선두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극심한 '홈런 가뭄'은 염경엽 LG 감독의 골칫거리 중 하나였다. 9번째 경기에서 박동원이 단비 같은 첫 홈런을 터트렸으나, LG의 정규시즌 홈런은 전년 대비 25개 줄어든 93개(경기당 0.65개)로 KBO리그 6위에 머물렀다.
더 큰 문제는 쏠림 현상이었다. LG는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23개)과 박동원(20개)이 전체 팀 홈런의 46.2%를 책임졌다. LG를 상대하는 투수들은 두 선수만 조심하면 대량 실점을 피할 수 있었다. 지난해 각각 홈런 25개와 23개를 때려낸 오지환(8개)과 김현수(6개)의 침묵이 유독 크게 느껴졌다. 정규시즌 우승으로 한국시리즈(KS)에 직행했으나, 홈런은 풀리지 않는 LG의 고민이었다. 투수들의 집중력이 최고조에 달하는 KS 특성상 홈런을 기대하는 건 더 어려웠다. 염경엽 감독도 대주자와 대수비의 비중을 높이느라 거포 이재원을 KS 엔트리에서 뺐다.
막상 시리즈가 시작하자 홈런이 봇물 터지듯 터진다. 1차전을 홈런 없이 패한 LG는 2차전에서 홈런 2개로 5-4 역전승을 거뒀다. 3-4로 뒤진 8회 말 터진 박동원의 역전 결승 투런 홈런으로 시리즈 전적 1승 1패를 만들었다. 3차전에선 홈런 3개로만 8점을 뽑아 8-7로 승리했다. 5-7로 뒤진 9회 말 2사 1·2루에서 오지환이 그림 같은 역전 결승 스리런 홈런을 때려냈다.
4차전에서도 홈런 3개로 대승을 거뒀다. KS 4경기 홈런이 8개(KT 1개)인데 더 고무적인 건 '편식 없이' 상·하위 타선 가리지 않고 고르게 터진다는 점이다. 쏠림 현상이 정규시즌보다 훨씬 덜하다. 오지환은 단일 KS 사상 첫 3경기 연속 홈런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베테랑 김현수는 "2차전 중간에 계속 안타를 치는 것도 좋은데 큰 거 하나 터져서 분위기를 가져오면 좋겠다는 얘길 선수들끼리 나눴다"며 "하나 나오기 시작하니까 (선수들이) 맘 편하게 (배트를) 돌리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변화를 반기는 건 염경엽 감독이다. 염경엽 감독은 KS 4차전이 끝난 뒤 "정규시즌 홈(서울 잠실구장)에선 뛰는 야구, (KT 위즈파크처럼) 작은 구장에선 홈런 야구를 하고 싶었는데 잘 나오지 않더라"며 "KS에선 잘 나오고 있다. '홈런 팀'이 되고 있다"고 껄껄 웃었다. 적재적소 터지는 홈런 덕분에 시리즈 주도권을 잃지 않고 있다. 장타가 두려운 KT 투수들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염 감독은 "홈런이라는 게 경기 흐름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분위기를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 많은 홈런이 나오면서 자신감도 갖고 힘이 붙는 시리즈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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