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 전소민 하차, 유쾌했던 양세찬도 울컥했다

김상화 2023. 11. 1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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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뷰] SBS <런닝맨> 지난 7년간 시청자 사로 잡은 독특한 예능감

[김상화 기자]

 SBS <런닝맨>의 한 장면
ⓒ SBS
 
배우 전소민이 7년 가까이 활약했던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서 아쉽게 작별을 고했다. 12일 방영된 <런닝맨>은 '런닝 투어'의 일환인 '소민투어' 편으로 꾸며졌다. 이미 몇 주 전 공식 발표된 대로 고정 멤버 전소민은 이날 방영분을 끝으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되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시청자와 팬들은 유튜브 공식 채널, 전소민의 개인 SNS 등에 댓글을 남기며 아쉬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개그맨 양세찬과 더불어 새 멤버로 합류한 이래 전소민은 독특한 예능감을 발휘하면서 당시 폐지 위기 등 어려움에 처했던 <런닝맨>의 구원 투수로서 빠르게 자리 잡았다. 그후 햇수로 7년간 '러브 개구리', '비둘기 핏' 등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면서 매주 일요일 시청자들에게 즐거운 웃음을 선사해왔다. 

<런닝맨>으로선 지난 2021년 이광수의 하차 후 다시 한번 빈 자리가 발생하게 되었다. 여타 예능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개성의 멤버였기에 그를 대신할 인물을 바로 찾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제작진은 당분간 새 인물을 발탁하기 보단 초대손님을 통해 공백을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 나갈 예정이다.  

브이로그로 출발한 '굿바이 소민 투어'
 
 SBS <런닝맨>의 한 장면
ⓒ SBS
 
이날 방송은 올해 장기 기획 중 하나였던 '런닝 투어' 형식으로 꾸며졌다. 앞서 송지효, 유재석이 기획하고 인솔한 여행에 이어 마지막 녹화를 맞이한 전소민은 이날 주인공이 되어 하루 동안 다양한 놀거리, 먹거리를 챙기며 유종의 미를 거두기로 했다. 전소민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기 위해 나머지 멤버들은 조선 시대 머슴 복장을 착용해 눈길을 모았다.  

그런가 하면 아침 출근길부터 전소민을 밀착 촬영하면서 의상, 헤어, 메이크업 준비하는 그의 일상을 브이로그 식으로 함께 찍어 방송에 담아 보냈다. 약 6년 반 동안 매주 월요일에 호흡을 맞춘 스태프들 역시 아쉬움 한가득 머금은 표정이었다.

미션은 전소민 몰래 각양각색 하트를 구사하면서 즉석 사진을 가능한 많이 찍어야 하는 것이었다. 또한  특유의 코 찡끗 표정이 담긴 배지를 많이 받는 사람은 벌칙 면제, 그렇지 못한 멤버는 벌칙 후보에 오르게 된다. 이에 멤버들은 예능감을 살려 마지막 촬영날을 기분 좋게 이끌어 나갔다.  

"그대 그리울거요"... 전소민에게 전하는 편지
 
 SBS <런닝맨>의 한 장면
ⓒ SBS
 
"노랗고 붉게 물든 날, 아름답게 바라봐 줄 때 즈음 그때 나는 가야 하네/"(가을)
"나갈 줄 알았으면 차라리... 사랑한다고 말이라도 해볼걸." (양세차라리)

또한 전소민은 멤버들의 각양각색 특징을 살린 시를 6편 작성해 낭독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평소 본인의 생각이 담긴 글을 자주 써왔고 노래 가사 및 에세이 출간도 할 만큼 풍부한 감성을 드러냈던 그는 이날 또한 재미와 감동이 어우러진 글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찡하게 만들었다.  

놀이공원에서의 즐거운 한때, 고급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식사를 함께 한 멤버들은 마지막 장소로 이동해 '다꾸'(다이어리 꾸미기)로 전소민과의 추억을 남기기로 했다. 이어 멤버들이 소민에게 쓴 시를 낭독하게 되었고 제일 먼저 나선 <런닝맨> 동기 양세찬은 샤크라의 노래 '가라'를 표절(?)한 내용을 글로 적었다. 

"닉엽이 떨어지는 가을날 웃으면서 떠나 보내 드리 오리다 / R코인 보고 눈 돌아가는 그대 그리울거요/ 배신을 밥 먹듯이 하는 그대 그리울거요 / 가라~ 언제든 다시 와라."(가라)

늘 유쾌하고 장난기 넘쳤던 양세찬조차도 잠시 울컥하는 마음에 고개를 돌려 보는 이들을 찡하게 만들었다. 그가 쓴 문장에는 멤버, 제작진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옮겨 담았기에 더 큰 공감을 자아냈다. 

연기 및 다른 예능에서 자주 만날 수 있기를...
 
 SBS <런닝맨>의 한 장면
ⓒ SBS
 
모든 촬영이 마무리 된 후 전소민의 차량 트렁크에는 제작진들이 낙엽 종이에 빼곡히 적어 놓은 인사말이 목격되었다. 이를 발견한 전소민은 애써 참았던 눈물을 보이면서 모든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던 버라이어티 예능에 출연하면서 소망을 이룰 수 있어 영광이었다"는 전소민은 "제 인생에서 얼마나 큰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 인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이것만큼 영광스러운 일은 없을 것 같다"고 고별 인사를 전했다.  

이날 방송 초반 유재석은 "전소민의 하차가 악플 때문이라는 말이 있던데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하면서 "(소민이가) 악플 때문에 상처 받았다면 우리 가만히 안 있는다"고 말했다. 이어 "소민이가 꿈을 위해 하차를 하게 됐으니 응원해달라"고 시청자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하차 소식에 다양한 추측이 오갔지만 본업인 연기를 위한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로 공식적인 의사 표명을 한 만큼 드라마, 영화 분야에서 더욱 왕성한 활동을 펼쳐주길 기대해 본다. 예능 활동을 한단 이유로 좋은 연기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합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던 부분도 있던 터라 이제 '배우 전소민'으로서의 왕성한 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한편으론 이처럼 재능 많은 '예능인 전소민'을 보내기도 아쉽다. "언제든 다시 와라"라는 양세찬처럼 다른 케이블 혹은 OTT 시즌제 예능 등을 통해 종종 자신의 끼를 맘껏 뽐내줄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웃음과 눈물이 어우러진 '소민 투어'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필자뿐만 아니라 <런닝맨> 시청자들로선 당분간 일요일을 유쾌하게 만들어준 그녀의 모습이 무척 그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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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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