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70, 오마이뉴스에 쓴 기사로 TV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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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수 기자]
▲ 연도 해녀가 금방 잡은 자연산 전복을 들어보이고 있는 필자 |
ⓒ EBS |
지난 7일(화) 밤 9시 35분, '<EBS 한국기행> 섬을 걷다: 가을 맛이 펄떡, 연도 등대길'이 방영된 후 여러 통의 전화와 함께 100여 통의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
심지어 필자를 잘 아는, 지금은 호주 사는 지인에게서도 영상을 봤다며 축하한다는 전화가 왔다. 필자가 전남 여수시 남면 연도(鳶島, 섬)를 여행하는 여행작가로 출연했기 때문이다. 연락이 없었던 초-중-고교를 비롯해 대학 동창과 군대 동기로부터도 축하한다는 전화와 축하 메시지를 받은 후 영상매체의 위력을 실감했다.
필자는 일상이 무료해지면 여행을 떠난다. 여행을 떠나기 전 계획을 세울 때부터 매너리즘에 빠진 일상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과 멋진 풍경, 새로운 문화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음미하면서 나태해진 삶에 대한 추동력을 얻는다.
여수에 살고 있는 나는 섬여행을 자주 떠난다. 육지와 달리 섬이 주는 포근함과 툭 터진 바다를 해치고 달리면 온갖 시름을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여 백령도부터 마라도 독도까지 100여 개의 유인도를 돌아보았다. 평범한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대한민국 동서남북 끝을 밟아볼 계획으로 배낭을 메고 나섰다. 하지만 서쪽 끝 가거도는 날씨 때문에 계획만 하고 정작 방문은 하지 못했다. 추후에라도 날씨가 허락한다면 가거도를 방문할 계획이다.
필자가 '<EBS 한국기행> 섬을 걷다'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있다. 지난 8월 18일부터 20일까지 대한민국 유일 범선인 코리아나호를 타고 연도와 거문도 백도를 여행한 여행기를 연재했었다. 지난 8월 말 <오마이뉴스>에 실린 기사 '영화 <밀수>에 등장한 섬, 여수에 있습니다' 여행기(바로보기)를 보고 EBS 담당자가 출연을 요청해 왔다.
연도, 여수의 가장 아름다운 섬 중 하나
▲ 연도마을 전경. 민박집 옥상에서 밥을 먹기 위해 기다리는 필자 |
ⓒ EBS |
섬에는 113년 역사의 소리도 등대를 비롯한 코끼리바위, 솔팽이굴 등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풍부한 섬이다.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이 장생불사 하고자 시종인 '서불'을 불러 동방 삼신산을 찾아 불로초를 구해오라는 어명을 내려 연도를 다녀갔다는 '서불과차' 전설이 있다.
▲ 배를 타고 보물섬 전설이 내려오는 솔팽이굴을 탐사하는 필자 |
ⓒ EBS |
▲ 생긴 모습이 코처럼 생겼다하여 붙여진 이름 코굴 모습.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파도를 맨몸으로 부딪혀 생긴 해식동굴이다 |
ⓒ EBS |
필자는 오래전에 연도를 몇 번 방문한 적이 있었고 이장님과도 친분이 있다. EBS 한국기행 담당자와 연락해 연도 촬영이 확정된 후 연도 이장님과 만나 자세한 일정과 방문지를 결정했다.
▲ 해녀들이 바닷속에서 방금 잡은 문어를 들어보이고 있는 필자 |
ⓒ EBS |
방송이 나간 뒤,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친구로부터 전화가 와 "네 새로운 모습을 보았다. 너무나 자연스러웠다"는 찬사를 받고 흥분이 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쓴 <오마이뉴스> 기사 때문에 KBS, MBC, SBS 뉴스에 단신으로 나온 적은 있지만, 이렇게 20여 분간 영상매체에 나오기는 처음이다. 내 인생노트에 새로운 장을 기록한 기쁜 날이라고 할 수 있겠다.
더 큰 꿈을 꿉니다, 세계테마기행 몽골 편 출연
5대양 6대주 60여 국가를 여행했던 필자는 내친김에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한국인들이 가장 즐겨보는 프로그램인 세계테마기행 몽골 편에도 출연하고 싶다.
야무진 꿈을 꾸는 이유가 있다. 5년 동안 몽골의 동서남북과 4계절을 돌아본 후 <오마이뉴스>에 연재했던 글을 모아 지난 4월 19일 출판했던 <텡게르가 손짓하는 몽골>이 5월 20일경 교보문고 베스트셀러에 올랐기 때문이다(출판사 비지아이). 6월에는 스테디셀러까지 올랐다(관련 기사: 5번에 걸쳐 몽골 3만여㎞를 돌아본 기록 https://omn.kr/23m6h).
▲ 5년간 4륜구동 차량을 타고 야영하며 몽골 동서남북과 4계절을 돌아본 후 <오마이뉴스>에 쓴 기사를 중심으로 지난 4월 19일 출판한 필자의 저서 <텡게르가 손짓하는 몽골>책으로 한달 후 교보문고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까지 오른 책 모습. 5년 동안 몽골을 돌아본 거리를 합산해 보니 약 3만 킬로미터에 달했다. |
ⓒ 오문수, 비지아이 |
많은 한국인들은 화장실 가고 싶을 때하는 '마렵다'라는 말이 몽골에서 왔다는 걸 잘 모른다. 사람들이 쓰는 속칭 '가시내'의 어원이 몽골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한참 걸린다'라고 말할 때 '한참'이 40킬로미터라는 걸 모른다. '한참'은 칭기즈칸이 세계최대 제국을 통치하기 위해 설치한 조직적 교통 체계인 '역참제도'에서 유래했다.
필자는 제주도 돌하르방의 유래를 조사하기 위해 동 몽골 국경지대를 답사하다가 국경경비대에 불려가 한 시간 정도 조사받았다. 몽골 서쪽 끝 국경지대에서 알타이암각화를 조사하러 갔을 때도 국경경비대에 불려가 한 시간 정도 조사받은 기억이 난다.
그러나 당시 내가 한국에서 몽골문화와 한국과의 관련성을 조사하기 위해 온 기자라고 신분을 밝히자 군인들은 반가워하며 "여기도 있고 저기도 있다"며 유적과 유물들 위치를 알려주기도 했다.
올해가 내 나이 70이다. 지난 70 평생을 살면서 운명은 예정되어 있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교사였던 내가 우연히 기자가 됐고, 책을 낸 뒤 베스트셀러 작가에 올랐고, 이렇게 <EBS 한국기행>에 출연해 전국에서 수많은 축하 전화와 메시지를 받기도 했다.
그래서 독자들에게 한 마디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삶은 도전의 연속이고, 행복한 삶은 꿈꾸는 사람의 몫이라는 얘기 말이다.
곰곰이 생각한 후에도 만약 당신이 가려는 길이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되면 저지르시라. 생각했던 그 일을 실천하려 나서면 막상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닥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어려움을 헤쳐나가면 해냈다는 자기 효능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저지르지 않는 삶에는 안주만 있을 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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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뉴스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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