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고려 거란 전쟁'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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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방영된 KBS의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은 그 가능성과 아쉬움을 동시에 보여줬다. 태종>
고려시대는 선비들의 나라로 불렸던 조선에 비해 성적으로 더 자유로운 사회였다.
과연 이 작품은 마지막 순간 거란과 고려 사이의 전쟁을 통해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게 될까.
수신료의 가치를 보여주지 못하며 위기에 몰린 이때, KBS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특별한 노하우를 지닌 대하드라마를 무기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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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기자]
▲ <고려 거란 전쟁> 포스터 |
ⓒ KBS |
지난해 방영된 KBS의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은 그 가능성과 아쉬움을 동시에 보여줬다. 주상욱의 이방원을 메인으로 내세우며 신선함을 자랑했지만, 2014년 <정도전>을 시작으로 <징비록>, <장영실>은 연달아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며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평을 받았다. 이런 아쉬움을 뒤로하고 2023년, KBS는 새로운 대하드라마를 선보이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 <고려 거란 전쟁> 스틸컷 |
ⓒ KBS |
그 성과는 1화부터 엿볼 수 있었다. 대하드라마로 두 번의 연기대상을 수상하며 사극의 왕으로 불리는 배우 최수종이 강감찬 역을 맡았는데, 시작부터 전투신을 보여주며 몰입을 더했다. 강감찬과 대립하는 거란의 노장군 소배압의 등장과 고려 기병대의 등장 장면은 앞으로 펼쳐질 전투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1화부터 시선을 고정시켜야 한다는 드라마의 공식에 충실한 작품이 다음에 활용하는 건 역사라는 '팩트'다. 고려시대는 선비들의 나라로 불렸던 조선에 비해 성적으로 더 자유로운 사회였다. 길거리에서 유흥을 즐기는 사람들에 이어 등장한 건 남색을 즐기는 목종의 모습이다. 목종이 지닌 독특한 캐릭터성 역시 극적 재미의 요소다. 막강한 정통성을 지닌 왕이었지만 고려왕조 최초 폐위되며 유배당한 아이러니한 존재이기도 하다.
목종은 거란의 침략이 예상되는 위험한 상황에도 유흥을 즐기며 모든 문제를 신하들한테 떠넘긴다. 남색을 밝혔다는 점에서 천추태후와 갈등을 유발하는데, 이런 궁중 암투극이 긴장감을 자아낸다. 목종이 후사가 없자 천추태후는 남총 김치양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을 세자로 삼고자 하고, 정통성을 중시하는 목종은 김씨의 나라가 되는 걸 막고자 천추태후와 대립하게 된다.
신선함을 주기 위한 시도는 후에 현종에 즉위하는 대량원군 역의 김동준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다. 최수종과 이원종을 필두로 사극에서 신뢰를 느낄 수 있는 배우들은 물론 김동준, 지승현, 이시아 등 신선한 배우들로 조화를 추구했다.
▲ <고려 거란 전쟁> 스틸컷 |
ⓒ KBS |
마지막으로 주목할 점은 대하드라마가 현실에 전하는 메시지다. 이 작품이 다루는 역사의 한 페이지는 그간 대한민국이 겪어온 사건과 민족의 정신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거란의 침략은 그간 수많은 외세의 공세를 겪어야만 했던 한반도의 역사를 보여준다. 강감찬을 비롯해 온 백성이 힘을 합쳐 침략을 이겨내는 장면은 한강의 기적, IMF의 극복 등 크고 굵직한 현대사의 고난을 이겨낸 정신과 연결된다. 과연 이 작품은 마지막 순간 거란과 고려 사이의 전쟁을 통해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게 될까.
KBS는 올 한 해 큰 홍역을 치렀다. 수신료 분리징수 문제가 본격적으로 도마 위에 올랐고, 탄탄한 시청률을 자랑했던 주말 드라마까지 부진을 겪으며 예능과 드라마 모두 불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었다. 수신료의 가치를 보여주지 못하며 위기에 몰린 이때, KBS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특별한 노하우를 지닌 대하드라마를 무기로 내세웠다. 1화부터 빛을 발한 이 사극이 마지막까지 웰메이드로 끝을 맺을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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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키노라이츠 매거진과 김준모 기자의 개인 브런치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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