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 위기에서 전북을 깨운 베테랑 최철순의 '투지'
[곽성호 기자]
아시아 무대 진출을 위해 치열한 싸움을 펼쳤던 인천 유나이티드와 전북 현대의 파이널 라운드 세 번째 경기는 무승부로 귀결되며 승점 1점씩을 나눠 가지게 됐다.
지난 12일, 인천 축구 전용 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 2023' 36라운드에서 5위 인천 유나이티드와 4위 전북 현대의 맞대결은 후반 60분 인천 김도혁이 선제골을 성공시키며 기분 좋게 앞서 나갔으나 곧바로 전북 박재용이 동점 골을 작렬했고 이후 추가 득점을 기록하지 못한 인천과 전북은 승점 3점 사냥에 실패하며 각 순위표 자리를 유지했다.
이로써 3위 탈환을 노리던 4위 전북은 승점 54점에 안착, 3위 광주 FC(승점 58점)와 거리를 좁히지 못했으며 승리를 기록하면 4위 전북 자리를 탈환할 수 있었던 5위 인천은 53점으로 전북과 승점 1점 차이를 유지하는 데 그쳤다.
▲ 전북 현대 최철순 |
ⓒ 한국프로축구연맹 |
급작스러운 2연패 속, 전북은 잃는 것이 너무나도 많았다. 10년 만의 무관이라는 기록과 함께 다수의 부상자(정우재, 안현범, 구스타보)까지 발생한 전북은 포항-싱가포르-인천 원정이라는 대규모 원정 피로 부담까지 짊어진 가운데 인천 원정을 맞이하게 됐다. 전북은 인천을 상대로 승리가 간절했다. 2연패 사슬을 끊어내는 것은 물론이며 3위까지 주어지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인천과의 맞대결이 엄청나게 중요했기 때문이다.
인천과의 중요한 맞대결을 앞둔 전북은 우측면 수비를 소화할 수 있는 안현범, 정우재가 각각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악재를 맞았고 결국 만 36살의 베테랑 수비수인 최철순을 우측 수비수로 기용하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시즌 리그에서 16경기에 출전하며 베테랑으로서 묵묵히 전북의 우측면을 지켰던 최철순은 중요했던 인천과의 경기에서 클래스를 입증하며 3연패의 위기에 빠진 전북을 살려냈다.
선발 출장하며 경기에 나섰던 최철순은 경기 내내 인천의 날카로운 역습을 제어하는데 성공, 흔들리는 전북 수비의 중심을 잡아줬다. 경기 시작 이후 인천의 기세에 눌리며 경기 주도권을 내줬던 전북은 후반 60분, 결국 수비 집중력이 무너지며 김도혁에 선제 실점을 허용했다. 3연패의 그림자가 가까이 다가온 상황, 전북의 해결사는 최철순이었다. 전북의 우측면 수비를 담당하던 최철순은 인천의 날카로운 공격 창인 김보섭과의 대결에서 경기 내내 우위를 점했으며 후반 67분에는 기어코 박재용의 동점 골에 도움까지 기록하며 베테랑으로서의 면목을 과시했다.
공격 전개 과정에서 인천의 좌측면에 깊게 안착했던 최철순은 아마노 준의 전진 패스를 이어받아 단 한 차례의 터치를 통해 날카로운 크로스를 제공했고 이를 박재용이 깔끔하게 돌려놓으며 인천의 골문을 열어냈다. 전반에는 수비에서 후반에는 공격에서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낸 최철순은 베테랑으로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 인천 김도혁과 전북 최철순의 경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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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부진 속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전북이지만 최철순이 보여준 베테랑 정신과 놀라운 활약은 전북 팬들에게는 위안거리가 될 만한 소식이었다. 아슬아슬한 4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전북은 약 2주간의 휴식 이후 25일 3위 광주 FC와의 맞대결을 시작으로 남은 리그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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